"상처나 발열·구토 등 감염 증상 없어"… 전문가들 "예단금물"
이달 20일까지 감염 여부 관찰 뒤 이상 없으면 귀국
이 대원은 환자 채혈 과정에서 주삿바늘이 손가락에 닿았으나 외상은 없고 감염 증상도 현재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의 노출 위험성이 높은만큼 독일로 후송하고 잠복 기간인 이달 20일 정도까지 감염 여부를 면밀히 관찰할 예정이다.
외교부와 국방부, 보건복지부는 2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시에라리온 에볼라 대응을 위해 파견된 긴급구호대 1진(총 10명) 중 1명이 환자를 치료하던 중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해당 대원을 독일로 후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해당 대원은 지난해 12월 30일 오전(한국시간) 우리 긴급구호대 근무지인 프리타운 인근의 가더리치 에볼라 치료소(ETC)에서 에볼라 환자의 혈액 채혈 과정에서 환자가 움직이는 바람에 왼쪽 두 번째 손가락 부위의 장갑이 찢어져 이 부위가 주삿바늘에 닿았다.
이 대원은 왼손에 의료 장갑을 3장 겹겹이 착용하고 있었지만 환자가 심하게 움직이면서 주삿바늘에 모두 찢어졌고, 주삿바늘이 검지 손가락 맨살에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혈하던 주삿바늘에 "인저리(Injury·상처)나 스크래치(Scratch·긁힘)"를 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정부는 설명했다.
대원은 주삿바늘에 노출된 직후 정부의 지침대로 농도 5%의 염소 소독약에 30분간 검지 손가락을 담구며 소독을 했다.
노출 후에는 피부손상을 포함해 특별한 외상은 없는 상황이며 발열이나 구토 등 에볼라 감염 증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대원이 채혈을 시도했던 환자는 이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해당 대원을 독일 병원으로 후송해 격리·관찰하기로 한 것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지침에 따른 것이다.
지침에는 감염 우려가 있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의료진이 파견된 에볼라 치료소(ETC)의 운영 주체인 이탈리아 NGO 이머전시(Emergency)와 후송여부 등을 상의한다고 돼있다.
독일로 후송되는 이 대원은 베를린의 병원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간(통상 21일)이 끝나는 이달 20일 정도까지 격리돼 보호 관찰을 받게 된다.
관찰 결과 감염이 되지 않았다면 한국으로 복귀할 예정이지만 감염이 됐다면 해당 대원은 독일의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게 된다.
오영주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은 "영국서 파견된 의료인력 가운에서도 이번 사고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현장으로 복귀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해당 대원이) 무사히 잠복기를 보낸 뒤 건강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반의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활동 중인 1진은 1월 24일 활동이 종료되는데, 정부는 모두 3회에 걸쳐 30명의 인력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파악된 정황으로 볼 때 주삿바늘이 손가락을 찌른 게 아니고 바닥 쪽을 스치듯 닿은 정도인데다 에볼라 감염시 나타나는 증상이 아직 발현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에볼라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예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또 설령 감염 위험이 있다고 해도 에볼라 치료경험이 있는 격리된 의료시설에서 제대로 된 '전해질 및 수분 보충(SUPPORTIVE THERAPHY)' 등의 치료를 충분히 받는다면 치료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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