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일보=전호정 기자] 최근 서아프리카 3개국(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을 중심으로 발병한 에볼라 출혈열의 국내 유입을 막으려면 질병에 대해 대중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철저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예방의학과 기모란 교수는 '역학과 건강' 최근호에 게재한 '우리가 진정 두려운 것? 에볼라의 역학적 특징과 우리의 준비' 논문에서 에볼라 방역의 기초는 모든 상황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볼라가 두려운 진짜 이유는 아무도 그 정확한 실체를 모른다는 것"이라며 "국내에 에볼라 환자를 직접 다뤄본 의료진이 전무하고 전 세계적으로도 에볼라 전문가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이 에볼라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겁만 낸다면 방역에 실패하기 쉽다"며 "원활한 의사소통, 질병에 대한 바른 이해가 대중의 불필요한 불안·공포·과잉 반응을 잠재우고 차분하게 에볼라 사태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기 교수는 국내에서 에볼라 출혈열을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시설이 아직 미비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에볼라 환자의 가검물은 환자의 격리 병상 밖으로 절대 나가선 안 되는데, 국내 병원에선 채취한 에볼라 환자의 가검물을 외부로 보내 검사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은 환자를 격리시킨 뒤 같은 공간에서 치료와 검사가 함께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으로 지맵(ZMapp)이 에볼라 환자에게 투여됐지만 효과가 들쭉날쭉하다"며 "담뱃잎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만드는 지맵은 이미 바닥났고 아직 대량 생산이 힘들어 크게 기대를 걸만한 치료법은 아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