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본계획 방향과 세제개편’ 세미나서 쟁점 부각
2035년까지의 국가 에너지 포트폴리오인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수요관리를 통한 에너지 소비 절감이 국내 에너지 정책의 주요 쟁점으로 대두됐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8일(화)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에너지 기본계획의 방향과 에너지 세제개편’ 세미나에서 제시됐다. 기후변화센터(이사장 이장무)와 우윤근 민주당 의원실이 공동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기후변화센터 이성호 에너지분과위원장(전북대 교수)이 좌장을 맡아 주제발표와 토론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과다한 에너지 사용이 큰 문제라는 기본 인식아래 이제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요관리에 무게를 둬야 할 때라는 논의가 많았다. 수요관리를 위해 ‘에너지 효율 향상 정책’과 전기 수요가 특정시간대에 집중되는 것을 억제하는 ‘부하관리 정책’, 원천적으로 전기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전기요금 현실화’ 문제 등이 언급됐다.
“원전 비중 줄이고 재생에너지 확대해야”
우윤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의원(민주당)은 인사말을 통해 “밀양송전탑과 원전문제 등을 고려해 볼 때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공급관리가 아니라 수요관리 위주의 시스템으로 바뀌어야한다”며 “에너지원 중 원전 비중을 대폭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한편 정책 집행과정에서 투명성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는 ‘에너지 기본계획의 고려사항과 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경제발전과 함께 에너지 수요가 늘자 이를 충족시키는데 급급한 나머지 에너지 공급 확대에만 신경써 왔다. 하지만 이제 공급력 확충은 한계에 달했다”며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 원전의 위험성을 봤지만 전기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는 ‘에너지 기본계획의 고려사항과 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경제발전과 함께 에너지 수요가 늘자 이를 충족시키는데 급급한 나머지 에너지 공급 확대에만 신경써 왔다. 하지만 이제 공급력 확충은 한계에 달했다”며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 원전의 위험성을 봤지만 전기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에너지 소비량 증가 추세는 선진국 가운데 미국, 호주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다. 그중 전력 소비량도 그와 비슷하게 급증하고 있다”며 “현재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에너지 소비가 과다한 형편인데 이 같은 증가 추세를 그대로 둬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높은 전력수요는 유류 등에 비해 저렴한 전기요금 때문”이라며 “산업체나 가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석유나 가스 대신 전기에너지를 사용해 가열이나 난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전 문제나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전력수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원 간의 상대가격을 균형 있게 조정해야 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 비중은 2011년 기준 2.3%(세계 기준은0.7%)에 그치고 있다. 반면 OECD국가의 신재생에너지 평균 비중은 8.2%이다.
윤 교수는 “절대적인 에너지 수요 저감 및 에너지 수요관리 목표를 세우고 이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에너지의 지속가능성이란 관점에서 산업체·가정의 자가발전률을 높이고 재생가능 에너지의 확대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세재개편, 사회적 손실 막을 것 VS 수급안정 기여 미지수
한편 에너지 세제개편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한림대 경제학과 김승림 교수는 ‘에너지 기본계획과 에너지 세제개편’이란 발표를 통해 “에너지 세제개편은 에너지원별로 탄소배출 비용·대기오염 비용 등 외부비용 유발에 비례하면서도 비교적 낮은 세율로 과세할 필요성이 있다”며 “탄소세 도입 등 각종 에너지 세제개편 시 통합적 관점에서 형평성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류·가스 등의 에너지원보다 전기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에너지 소비 양상이 전기 쪽으로 과도하게 대체되는 경향이 있다”며 “난방·산업용 부문에서 과도한 전기화를 막고 에너지원 간 왜곡을 완화하기 위해 전기요금 정상화(인상)과 세제개편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비과세인 석탄과 전기도 과세대상으로 조정하고, 에너지 세제를 탄소세 등 친환경적으로 개편하면 국가적으로 탄소저감이나 환경편익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경제적 비용 측면에서도 5∼6배 정도 효과적이라는 것이 정량적으로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OECD 국가들의 환경관련 과세구조는 에너지세·환경세·유황세·탄소세를 선택적으로 부과하는 형식”이라고 소개하며 “이와 같은 세재개편을 통해 에너지 소비구조 왜곡에 따른 사회적 손실 발생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영준 에너지자원정책과장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사용 중 전기 사용률이 세계 어느 나라 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에너지 세제개편을 통해서 수급안정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탄소세 등 세수증대는 국민들의 수용성 여부와 경제성 등이 고려돼야 한다”며 “에너지 정책을 세울 때 무조건 환경적인 입장에서만 볼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발표될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전 비중을 30% 미만으로 할 것인지의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에너지수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