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면천향교가 충남 지역에서 ‘유교 바람’을 일으키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동안 진행한 유교 아카데미를 통해 조선시대 충남을 대표하는 향교로 우뚝 섰던 위상을 다시금 드러냈다.
유교 아카데미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유림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기획됐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유교 지원 국고 보조사업을 받아 ‘2024년 유교문화 활성화 사업’으로 진행됐다.
‘21세기 K-유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아카데미는 연인원 700여 명을 동원하며 성황을 이뤘다. 안흥규 전교의 지도 아래 류종인 교화수석 장의를 책임자로, 50~60대 젊은 장의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유교 아카데미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면천향교는 뛰어난 강사진 확보 및 빈틈없는 학사 진행으로 고령화된 작은 마을이라는 한계를 극복했다. 인문학이 생소한 농촌에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장의들이 사비를 들이고 직접 발로 뛰며 포스터를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펼친 점도 한몫했다.
무엇보다 신창호 교수(고려대), 이현중 교수(충남대), 김시천 교수(숭실대), 김경선 전 원장(성균관 석전교육원), 남광현 팀장(당진시 문화유산팀) 등 최고의 교수진을 초빙한 것이 유교 아카데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유교 아카데미 기획‧운영 등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류호철 교수(안양대 교양대학, 면천향교 장의)는 “2024년 유교 아카데미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해 ‘당진 인문학’의 씨앗을 힘차게 발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지난 7일 면천향교 교육관인 ‘학고재(學古齋)’에서 열린 수료식에는 오성환 당진시장, 김명회 당진시의원이 참석했다. 오성환 시장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면천의 유교 아카데미 추진은 매우 의미가 깊다”라며, “면천향교의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본래 지방 공교육기관인 향교는 근대에 들어 석전대제 등 제의 기능만을 수행해 왔으나, 최근 지방민의 교육‧교화라는 본연의 역할 수행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신아일보] 당진/임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