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채권시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47대 대통령 당선을 두고 단기적 금리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감세와 보편 관세, 미국 우선주의 등 트럼프 공약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성장세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영향에 국내 채권시장 금리는 전 거래일 기준으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3.90bp(1bp=0.01%) 상승한 2.956%에 거래를 마쳤고, 5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시 각각 4.80bp, 6.20bp 뛴 3.020%, 3.137%에 장을 닫았다. 회사채 3년물(AA-)도 3.60bp 오른 3.519%에 거래를 종료했다.
해외 채권 금리 역시 일제히 뛰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8.73bp 상승한 4.264%에, 10년물 금리 역시 16.07bp 급등한 4.43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도 3.70bp 오른 0.979%에 장을 닫았다.
원·달러 환율도 올해 4월16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대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과 국채금리가 일제히 뛴 것은 트럼프 당선인 공약에 따라 강달러와 고금리가 당분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 투자자가 적극 투자에 나선 까닭이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 정책은 미국 재정 적자를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며, 글로벌 보편 관세 역시 교역국 통화 가치를 절하하고 미국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특히 물가 상승률을 관리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장기적으로 국채금리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또 트럼프 당선인 공약 현실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는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며 원화와 국고채 가격은 크게 하락할 수 있다.
이에 시장 일부에서는 올 연말과 내년 초 국내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 금리는 단기적인 추가 상승 압력이 상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전부터 재정 확대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시장에 선반영됐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등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등을 거치면서 상승세를 되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 재집권에 따라 우리나라의 성장세는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관측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은 대(對)미 수출을 감소시키고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는 등 한국 성장세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요인”이라며 “보편 관세 도입, 중국산 관세율 인상에 나설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은 약 152억달러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상대국이 미국 관세 부과 시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한국 GDP(국내총생산)는 0.29%~0.67%포인트(p)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