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만난 한동훈 "尹 담화, 변화·쇄신 계기 돼야"
중진 만난 한동훈 "尹 담화, 변화·쇄신 계기 돼야"
  • 배소현 기자
  • 승인 2024.11.06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경원 "지금은 윤 대통령의 시간… 기다림의 시기"
친한계 "여러 문제들 대한 입장표명 확실히 있어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간의 통화 녹취록 공개로 여권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6일 당내 중진 의원들과 회동에서 7일 예정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이 변화와 쇄신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내 중진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여권 내 불어닥친 난제들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나경원, 조경태, 김기현, 윤상현, 권영세, 조배숙 의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의 담화가 국민에 겸허한 자세로 변화와 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경원 의원은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지금은 기다려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용산을 향해 △대국민 사과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과감한 쇄신용 개각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공개 요구했다.

나 의원은 한 대표의 용산을 향한 이같은 압박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담화에 어떤 말이 포함돼야 하나'라는 취재진의 물음에도 "지금 제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금은 윤 대통령의 시간이고 저희는 기다려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은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면서도 "최소한 우리 중진 의원들은 많은 국민과 시민들로부터 오랫동안 지지를 받았던 분들이기 때문에, 용산을 보지 말고 국민을 보고 가자고 (제안) 했다"고 밝혔다. 연일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한 대표의 입장을 두둔한 것이다.

이날 중진 회동엔 당초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다른 일정이 있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윤 대통령의 '담화 결심'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고 한 대표의 용산을 향한 압박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여당 내 투톱간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억측을 자제해달라"며 쉬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을 경우 당정간 불화의 원인을 윤 대통령이 오롯이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어떤 형식이든 지금의 우려 그리고 최근에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한 입장 표명은 확실히 있으셔야 될 것"이라며 "한 대표가 제안한 것이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kei0521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