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 인하·주택 공급 드라이브에 건설 수주 증가
건설 투자는 선행 지표인 착공 실적 줄면서 감소 전망
내년 집값이 부담스러운 가격과 은행권 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올해보다 1%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역 간 격차가 심화하는 가운데 수도권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셋값은 매매 수요 축소와 입주 물량 감소로 약 1%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건설 수주는 추가 금리 인하와 정부의 주택 공급 노력으로 올해보다 늘겠지만 건설투자는 선행지표인 착공 감소에 따라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6일 서울시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5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건산연은 이날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집값이 1% 내리고 전셋값은 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강보합세를 유지하지만 지방에선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주택·부동산 경기 전망을 발표한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남은 2024년과 2025년에는 시장 심리가 연초 대비 상당폭 회복되지만 여전히 과거 대비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이라며 "9월 이후 은행의 대출 심사 강화, 전반적인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나타났던 가격 상승 수준을 보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기준 금리 인하가 시작된 가운데 신규 공급 물량 감소 등 집값 급락을 예상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 흐름과 별개로 지역, 상품, 단지 간 격차 심화로 시장에서 체감하는 가격 등락 수준은 참여자마다 차이가 있을 것으로 봤다.
건산연은 전셋값에 대해 아파트 집중 현상이 다소 누그러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승세가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매 수요 축소에 따라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 입주 물량이 소폭 줄면서 전셋값이 올해보다는 높을 것으로 봤다.
전세사기 여파가 있는 연립·다세대주택 등 비(非)아파트 임대차 시장은 내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사업자의 매입임대 정책이 안정판 역할을 하면서 내림세를 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시장의 신축 선호 경향이 확인됐고 공급자 금융 여건도 현재 상황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인허가와 분양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정책은 꼭 필요하지만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과 전세 입주마저 막지 않도록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건산연은 내년 국내 건설 수주는 올해 대비 2.2% 증가한 210조4000억원, 건설투자는 2.1% 줄어든 295조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감소하지만 추가 금리 인하와 정부의 주택 정비사업 및 3기 신도시 추진 등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 수주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건설투자는 2022~2023년 건축 착공 감소 영향에 따라 부진한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경기 전망을 내놓은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국가 경제 성장과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투자 촉진을 위한 지원 강화 및 관련 규제 합리화 등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건설기업은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 강화와 스마트 건설 도입 등을 통한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