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무대응은 오는 2100년까지 우리나라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p)씩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과 금융감독원·기상청이 4일 공개한 '기후변화 리스크(위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대응에 적극적이고 관련 정책을 조기 시행할수록 기후 변화 부정적 영향을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향후 기후변화 대응 시나리오를 △1.5℃ 대응 △2.0℃ 대응 △지연 대응 △무대응 등 크게 4개로 나눠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우선 무대응의 경우 탄소 가격이 명시적으로 0으로 설정돼 2050년 기준 시나리오 대비 국내총생산(GDP)은 1.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후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2100년엔 21%나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4년부터 210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0.30%p씩 깎이는 셈이다.
2℃ 및 지연 대응 시에는 GDP는 2050년경 기준 시나리오 대비 각 6.3%·17.3% 감소하고, 2100년경에는 15.0%·19.3%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1.5℃ 대응시 2024~2100년 중 연평균 GDP 성장률은 기준 시나리오보다 0.14%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탄소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2050년경 13.1% 감소하지만 이후 친환경 기술 발전과 기후 피해 완화 등으로 점차 회복해 2100년엔 10.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후변화는 물가도 끌어올릴 것으로 우려됐다.
기후 위험에 대응하지 않는 시나리오에서 2100년에 가까워질수록 우리나라 생산자물가는 기준 시나리오보다 1.8% 더 높아졌다.
다만 '1.5℃ 이내' 시나리오 분석에서 2100년 생산자물가 추가 상승률은 1.9%로 오히려 '무대응' 경우보다 높았다. 탄소 가격 정책 도입 등으로 기업의 생산 비용이 늘어(전환 리스크) 2050년까지 집중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김재윤 한은 지속가능연구팀 과장은 "탄소 가격 정책에 따른 전환 리스크 영향은 2050년 전후 확대됐다가 이후 점차 축소되지만 기후 피해에 따른 물리적 리스크는 정책 대응이 없거나 늦은 경우 2100년에 이르면서 급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조기 강화하는 게 우리나라 경제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