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한미동맹, '안보 핵심축'"…바이든 행정부 기조 유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을 이틀 앞두고 주요 경합주에서 막판까지 초박빙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이번 선거 투표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큰 온도차가 나타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부유한 국가)이라고 표현하면서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지적하고 있는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동맹을 '안보 핵심축'으로 규정하고 현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동맹 중시 기조를 견지할 것임을 시사함에 따라 우리 정부도 양 후보의 선거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낸 특별기고를 통해 "한국이 이미 상당한 (주한미군 방위) 분담금을 내고 있는데도 (트럼프는) 한국이 우리 병력을 주둔하기 위해 연간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해 동맹을 폄하하고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지위를 경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기조가) 결과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국익 진전에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우리나라에 '득'보다는 '실'이 많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는 지난달 한 대담에서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한국에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6000억 원)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시사해 우리나라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급한 100억 달러는 지난 4일 한미가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서 타결한 2026년 방위비 분담금(1조 5192억 원)의 9배에 달하는 액수다.
그는 앞서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우리 측에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을 요구하며 '5조 청구서'를 제시하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제기한 바 있어 향후 대선 결과에 따라 우리 안보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트럼프 2기가 출범하더라도 미국의 '동아시아 포커스'는 유지될 것이 자명해 일시적인 마찰이 발생하더라도 결국 한미동맹 강화 기조는 이어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의 입장에선 한국으로부터 얻을 게 있다면 전술핵 재배치 등 과감한 '딜'에도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지난 2017년 '국가핵무력 완성 선언'에 이어 '핵 단추 싸움'을 거쳐 결국 비핵화 협상을 열었던 '전례'를 재연할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력 강화 노선을 유지할 것을 시사해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가운데 러시아와의 강한 군사적 밀착을 통해 '몸값 올리기'에 나선 만큼, '북미 대화 재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선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낼 수 없었던 성과를 낼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반면 일각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워싱턴 선언'의 틀 안에서만 핵보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파격적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