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1일 형법상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간첩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는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간첩법 개정을 강력히 주장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중국에서 반(反)간첩법을 적용받은 대한민국 국민이 구금됐다"며 "지난해 중국에서 간첩의 범위를 크게 늘린 개정법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적용해 장기간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0일 50대 한국인 남성 A씨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구금됐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과거 삼성전자와 중국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에 근무했던 A씨는 창신메모리의 정보를 한국으로 유출했다는 의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외교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실효적으로 국민 보호에 나서주기를 요청한다"면서도 "우리나라는 간첩죄 적용 대상이 북한에 한정돼있기 때문에 만약 중국 국민이 대한민국의 반도체 기술을 유출한 혐의가 있다고 한다면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부활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에 대한 수사 권한인 대공수사권은 올해 초부터 국정원에서 경찰로 완전히 이관됐다.

한 대표는 "(간첩을) 제대로 수사할 곳이 민주당 정권의 국정원 대공 수사권 폐지로 사라져버렸다. 대공 수사권 정상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면서 "우리 반도체 기술을 외국으로 빼돌리는 것을 막는 법을 만들고, 수사를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에 반대할 국민은 거의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형벌 규정의 확대 문제가 아니라 국익와 국민의 문제, 그리고 세계질서 속 우리의 위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철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말로는 (개정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서도 "간첩법을 신속하게 통과시키자고 다시 적극적으로 제안한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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