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퇴직 연금 갈아타기 시작…400조 '머니무브'
31일부터 퇴직 연금 갈아타기 시작…400조 '머니무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10.2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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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 형태 실물이전 불가…사실상 은행·증권 싸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는 31일 기존 퇴직연금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을 앞둔 가운데, 4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증권업계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29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1일부터 퇴직연금 사업자 44개 중 37개사(적립금 기준 94.2%)에서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다.

지금까지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사업자로 이전하려면 기존 상품 해지에 따른 비용과 펀드 환매 후 재매수 과정에서 금융시장 상황 변화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다.

이번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도입으로 기존 상품을 매도하지 않아도 갈아탈 수 있어 가입자가 부담하는 손실은 최소화됐다.

또 은행·증권사 등 사업자 간 경쟁 촉진으로 퇴직연금 수익률도 개선될 전망이다.

갈아타기가 가능한 상품은 신탁계약 형태 △원리금 보장상품 △공모펀드 △ETF(상장지수펀드) 등이다.

다만 실물이전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동일한 제도 내에서 이전을 희망하는 사업자가 동일한 상품을 취급해야 가능하다.

다만 디폴트옵션 상품이나 퇴직연금(자산관리) 계약이 보험계약 형태인 경우에는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다.

보험사의 경우 대부분 실물이전 대상이 아닌 보험형 자산관리 계약이 적립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은행과 증권사 간 가입자 유치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00조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이중 은행권 적립 규모는 210조2811억원, 증권사는 96조5328억원, 보험사는 93조2654억원 등으로 은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수익률은 증권사가 가장 높다.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지난해 기준)은 증권 7.11%, 은행 4.87%, 손해보험 4.63%, 생명보험(4.37%) 등이다.

당국은 시스템 개시 초기 운영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새로운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할지에 대해 당분간 일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가입자가 보유 상품의 실물 이전이 가능한지 미리 조회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