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지상 철도 전 구간 지하화 계획이 발표됐다.
"와우! 드디어 발표가 되다니."
용산, 구로, 성수 등 서울 내 지상철도 구간을 다닐 때마다 '아 이거 언제 지하로 넣을까 너무 보기 싫은데' 이런 생각 한번 정도는 해봤을 것이다.
지상철도가 바깥 풍경을 보는 낭만이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도시 미관과 소음, 도로교통 흐름 방해 등 여러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어 이제는 땅 아래로 넣을 때가 됐다.
최근 서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하화 후 상부공간을 활용하면 서울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원과 주택,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서울시 발표안에 따르면 서울 내 경부선 34.7km, 경원선 32.9km 총 67.6km 구간에 39개 역사가 지하화 계획에 포함된다.
지하화 계획의 핵심은 역사 및 역세권 복합 개발사업으로 역사 용지(171만5000㎡)는 업무·상업·문화시설 등으로 복합개발을 하고 선로 용지(122만㎡)는 대규모 녹지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여의도의 3배 정도 사용 가능한 빈 땅이 생기는 것과 같다.
서울시 지하화 계획이 주로 전파를 탔지만 경기도와 인천시도 지상 구간 지하화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는 지상 철도로 인한 도시 단절, 주변 지역 노후화 등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시군과 함께 선도 사업이 준비된 안산선(안산역-한대앞역, 5.1㎞), 경인선(역곡역-송내역, 6.6㎞), 경부선(석수역-당정역, 12.4㎞) 등 3개 노선을 신청했다.
인천시는 인천역에서 온수역까지 22.63㎞ 구간을 지하화할 계획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이 어떻게 동시에 발표를 했을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올해 1월 제정된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에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국토교통부에 제안을 할 수 있게 했고 이번에 제안을 한 것이다.
지상철도 지하화가 이렇게 좋은 것이라면 왜 진작에 하지 않았을까? 문제는 역시 돈과 시간이다. 서울시는 25조6000억원, 경기도와 인천 역시 약 10조원 정도의 예산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 모두 합하면 50조원 가까이 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항상 계획을 잡을 때 투입 예산은 과소 포장하고, 개발이익과 효과는 과대포장을 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실제 사업비는 100조원 이상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간도 문제다. 서울시는 2028년 착공에 들어가 2045~2050년 완공 계획이라고 하나 10km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하는 데 10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정상적으로 추진하더라도 실제 완공은 2050년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높다.
대형 개발 호재가 생긴 것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30년 후 결과를 예상하고 미리 투자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미래세대를 위해 기성세대가 남은 숙제를 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차근차근 준비해 추진하길 바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