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한동안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오는 31일 삼성전자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11월5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등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업계에서는 증시 변동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비상등을 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2570.70을 기록한 뒤 25일까지 2600선을 넘지 못했다.
이달 증시는 환율 변동과 미 국채 금리 상승,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작용하면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25일 장중 1393.35원을 기록하며 6월27일(장중 1397.33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1일(현지 시각) 3.73%에서 27일 4.27%로 0.54%포인트(p) 상승했다. 이달 26일에는 장중 4.31%까지 오르면서 7월23일(4.2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9월 고용과 물가, 소비 등 전반적인 경기지표 호조로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가 조정된 영향이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긴장은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지속해서 고조되고 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달(2일부터 25일까지)에만 2조8900억원을 팔아치웠다.
문제는 2500대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뒀기 때문이다.
이달 주가가 5만59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사업 부문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반도체 등 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될 예정이다.
앞서 잠정 실적 발표에서는 증권사 전망치 평균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이번 실적 발표가 투자자 불안을 증폭시킬 우려가 잠재돼 있다.
미국의 대형 기술주 모임 '매그니피센트 7' 중 5개 기업도 이번주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29일 알파벳, 30일 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 31일 애플·아마존 등이다.
아울러 미국 대선, 도널드 트럼프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도 국내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금융 거래소이자 세계 최대 예측 시장 폴리마켓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분 기준 트럼프 후보자 당선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65.1%에 달했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자는 34.8%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 힐 등도 최근 트럼프 후보자 당선 확률이 해리스 후보자보다 높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후보자는 '관세국가'를 강조하면서 반도체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공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후보자는 중국산 수입품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해 수차례 입장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어려운 중국 경기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미국 대선 전까진 증시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삼성전자 실적 발표와 미국 주요 기업 실적 발표도 (투자 시) 확인이 필요하다"며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는 2550~2680 박스권이 전망된다"며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와 빅테크 실적 호조가 기대되긴 하지만 국내 3분기 기업 실적 부진이 우려되고 외국인 수급도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