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가 건설 비용에 대한 발주자와 시공사 간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전문 집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가 개최한 포럼에서 기조 강연한 김 교수는 발주자가 보호받기 어려운 이유로 비용 딜레마와 정보 비대창, 주도권 상실을 제시했다.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는 지난 25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공사비 급등 시대, 건축 소비자는 보호받고 있는가'를 주제로 '2024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 코스트(cost) 포럼'을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는 2009년 한미글로벌과 영국의 PM(건설사업관리)·원가 관리 전문기업 터너앤타운젠드가 50%씩 투자해 만든 국내 합작법인이다. 사업 초기부터 준공까지 공사비와 계약, 설계변경, 클레임 등을 관리하는 건설 원가 관리 전문기업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지난 10년간 물가 상승률 대비 건설공사비 상승률이 더 높은 데 따른 사업자 수익성 악화 문제를 살폈다. 발주자와 건설사 간 잦은 분쟁 사례를 소개하고 건축 소비자인 발주자가 공사비 변동 상황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방안을 고민했다.
기조 강연을 맡은 김한수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발주자가 보호받기 어려운 이유로 △정가가 존재하지 않는 '비용 딜레마' △시공사와 발주자의 '정보 비대칭' △잦은 설계변경과 발주자의 '주도권 상실'을 꼽았다. 그러면서 건설 비용에 대한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집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한수 교수는 "대개 발주자는 도급 계약서에 명시된 공사비가 최종 금액이라고 여기지만 시공사는 출발 금액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장식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 대표는 최근 공사비 동향을 발표했다. 박장식 대표에 따르면 지난 10년 소비자·생산자 물가가 1.2배 상승하는 동안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 지수는 1.5배 올랐다.
또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가 공사비 실적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최근 3.3㎡당 공사비는 업무시설이 1000만원대로 10년 전보다 두 배 상승했다. 주거시설은 700만원대로 10년간 94% 올랐다.
박 대표는 "과거 실적에 기반한 공사비로는 예산 책정도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최근 공사비를 두고 발주자와 건설사의 분쟁과 소송이 늘어났으며 건설사가 계약 이후에도 자재비와 노임 상승 등을 이유로 총공사비의 10% 이상을 요구하는 상황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