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이어 교육위·국토위 국감서도 "명태균" 시끌
대통령실 "단호히 잘라내"… 국힘 "명태균 엄정조치"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를 공개하면서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가운데 22일 국회 교육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명태균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여의도와 용산은 관련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강씨는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씨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 27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나경원·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있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두관 전 의원 등 야권 인사의 이름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리스트에 거론된 일부 인사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공천에서 도움받은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야권 인사로 거론된 이언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관계없는 정치인 리스트에 올려서 문제의 본질을 흐리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명태균 리스트' 공개에 이어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명태균 의혹'이 제기되는 등 관련 논란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명씨가 지난 14일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이력서(서류심사)도 자신이 봤다'고 주장한 것을 국감장에서 재생하며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국토위의 이날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대한 국감에서도 명씨 관련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위 국감장에서 한국공항공사 측에 지난 2022년 3월 21일 부산발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에 명씨의 탑승 여부를 확인해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의 요구는 강씨가 지난 21일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명씨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를 위해 81회의 여론조사를 했다"며 "명씨가 조사 비용인 3억 7000만원을 김건희 여사에게서 받아 온다며 2022년 3월 21일에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갔지만, 돈은 안 받아 오고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고 증언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이같은 총체적인 '명씨 논란'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서 "나중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명씨를) 단호하게 잘라냈다"면서도 김 여사가 명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일에 대해선 "집사람이나 가족은 그렇게 못하는 거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명씨에 대한 철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유일준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1차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단 위원들 간 현안을 공유하고 엄정한 조치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 논의했고,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