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기관 이기주의 버리고 통합TLO로 연구성과 확산 나서야
납부 불확실한 정부납부기술료, 중소기업은 경감 아닌 폐지로 스타트업도전 활성화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경기 안산시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은 17일 KAIST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가연구개발 성과의 활용률을 높이려면 통상실시권 의무 폐지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TLO 개편에 즉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R&D 성과는 현행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특정기업이 기술을 독점할 수 없도록 ‘통상실시권’만 허용하고 있는데, 김현 의원은 “실제 현장에서는 법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출연연들은 통상실시권 계약 시 조건을 다는 등, 사실상 전용실시권에 준하는 계약을 하는 등 편법을 남발해왔고, 전용실시를 허락할 수 있는 기준 중 ‘기술의 특성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모호한 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활용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 의원은 “경쟁국가 중 우리만 통상실시를 원칙으로 하는 것도 문제”라며, “기술의 발전속도가 급격해져 특허가 적기에 활용되지 못하면 사장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자료에 따르면, 3극특허 대상국인 미국·유럽·일본을 비롯해 중국까지도 통상실시권 우선이라는 원칙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주요국가별 특허성과 비교에서 성과의 차이가 나는 것도 이러한 제도적 차이에 따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NST 산하 출연연의 비합리적인 TLO 조직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헀다.
출연연별 TLO인력은 높은 전문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관에서 전담·전문 인력이 아닌 행정직 순환근무로 운영하고 법적 인센티브도 지급하지 않아 열심히 해야할 동기부여가 안된다는 것이다.
2010년 산업연구원(KIET)의 자료*에 따르면, 기술이전촉진법에따라 모든 공공연구기관에 TLO설치가 의무화되었지만, 전담인력 규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이 계속 떨어져 질적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현 의원은 “개별 기관 TLO가 각자 소유한 특허에만 매몰되다 보니, 각기 다른 기술들을 묶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융합 TLO’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지적되어, NST는 연구용역을 거쳐 2023년 총괄TLO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올해 4월부터 ‘출연연 사업화공동추진TF’를 발족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TF는 △식품연, 생명연, KIST, 표준연, 기초지원연 등 바이오그룹과, △기계연, ETRI, 에너지연 등 창업그룹으로 구성하고, 출연연 수요에 맞추어 그룹 수를 확대해 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 의원은 “여전히 기관들의 비협조로 NST 중심의 총괄TLO가 잘 될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총괄TLO는 전문성 높여 기술을 잘파는 구조와 확실한 성과보상 체계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자립이 가능할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납부기술료 제도도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며 폐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최근 정부도 정부납부기술료 50% 경감을 발표했는데, 2032년 징수액 추계가 416억 정도로 크지 않고(입조처) 기업의 5년 생존율이 30%대로 낮은 상황에서 납부유예가 7년까지 가능한 점을 볼 때 실익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김현 의원은,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경직된 제도로는 과학기술 패권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정부는 연구성과가 적기에 제대로 활용되도록 낡은 법제도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