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진흥법에 따른 '게임물 사전 등급 분류'가 헌법의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한다는 지적이 게임물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국감에서 서태건 게임위원장에게 "게임법의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이는 헌법에서 규정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이러한 기준을 다른 콘텐츠에 적용하면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드라마 '오징어게임', 한강 작가의 도서 '채식주의자' 등도 지나친 폭력·음란 묘사로 제작·유통이 금지돼야 한다"며 "게임만 과도한 제한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 법 조항들은 일반인의 관점은 물론 게임산업 관련자들이 봐도 명확하지 않고 자의적인 판단 여지가 있다"고 서 위원장을 몰아세웠다.

이에 서 위원장은 "(기준의 불명확성 등)우려한 부분에 대해선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어 진 의원은 "게임위는 '게임의 경우 시청을 넘어 상호작용 하기 때문에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는데 이를 뒷받침할 법적,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질타했다.

서 위원장은 "상호작용이 게임의 특성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부분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또한 진 의원은 "헌법재판소는 두 차례 판례를 통해서 유통을 전제로 한 등급분류 또는 등급부여 제도 안에서 심의를 받지 않은 제작물의 유통은 제한할 수 있으나 유통 전 사전심의를 통해서 유통 자체를 막거나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명시했다"며 "이 기준을 적용하면 게임물 등급 제도는 위헌이 아니냐"고 물었다.

서 위원장은 "현재 관련 법안에 대해 헌법 소원이 청구된 상태"라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따르겠다"고 답했다.

게임위는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2항 3호에 근거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게임의 국내 이용을 차단하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버 김성회씨를 필두로 해당 법안에 대한 헌법 소원이 제소됐다. 해당 헌법 소원에는 21만여명의 청구인이 참여했다. 이는 헌재 설립 이후 가장 많은 청구인이 참여한 헌법 소원이다.

진 의원은 "21만명이라는 역대 최대 인원이 서명해 헌법 소원을 제출한 점을 보면 게임법에 대한 적극적인 개정과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임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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