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찾는 보험업계…비용·규제에 발만 동동
미래 먹거리 찾는 보험업계…비용·규제에 발만 동동
  • 권이민수 기자
  • 승인 2024.10.17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케어·요양산업 진출…수익 연결까지 쉽지 않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보험사들이 저출산·저성장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시니어,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사업 초기 비용과 규제 등에 가로막혀 본격 진출까지는 다소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헬스케어 자회사 교보다솜케어를 설립하며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은 빅3(삼성·한화·교보생명) 중 처음이다.

교보다솜케어는 이용자 건강관리를 주요 업무로 하는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앞서 교보생명은 2020년 헬스케어 서비스를 접목한 통합 고객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케어(Kare)'를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생명도 2022년 건강관리 앱 '더헬스'를 출시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수면 분석 서비스를 새롭게 추가했다. 소리만으로 수면 상태를 분석하며 별도 웨어러블 기기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2021년 업계 처음으로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설립하며 헬스케어 사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2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오케어를 출시해 KB금융과 자회사를 대상으로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올해 6월에는 3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엄성민 전무를 팀장으로 한 헬스케어 태스크포스(TF)를 8월 신설하며 사업 추진을 계획 중이다.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생명은 요양 전문 자회사를 출범시키며 시니어 사업에 적극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0월 KB손해보험의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현재 △평창카운티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 등을 운영 중이며 KB라이프 인프라 투자를 통해 내년까지 은평·광교·강동에 추가 요양시설을 오픈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생명은 올해 요양사업 법인을 출범하며 KB라이프생명을 바짝 쫓는 중이다. 1월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의 사명을 신한라이프케어로 변경하고 기존 신한큐브온의 사업 분야인 헬스케어와 요양사업을 접목시켰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올 하반기 중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노인주야간보호서비스센터(데이터케어센터)를 오픈한다. 하남 미사와 서울 은평구에 부지를 확보하며 실버타운 운영에도 나설 예정이다. 하남 미사는 2025년, 서울 은평구는 2027년 운영이 목표다. 그 외 수도권 지역에 실버타운을 추가로 조성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부터 시니어 사업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요양사업 TF를 꾸린 데 이어 올해 5월엔 일본 대표 디지털 요양사인 젠코카이 산하 젠코종합연구소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다만 업계의 미래 먹거리 발굴 노력에도 본격 진출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사업초기투자 비용이 높고 여러 규제가 진출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사업의 경우 고객 수요는 많지만 실제 수익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이에 수익 창출 모델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물 밑에서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작업에 여념이 없는데 수익 창출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아 그냥 엎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요양사업은 각종 규제가 보험사들의 발목을 잡는다. 

보험사가 요양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해 직접 운영해야 하다 보니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인력 배치와 지원금 등 세부 규칙도 모호해 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초기 비용만 수백억원을 들여야 하는데 이런저런 규제가 많아 리스크가 너무 커서 보험사들이 쉽게 나설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보험사들의 신성장동력 지원을 위한 규제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inso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