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월 만에 이뤄진 금리 인하에도 투자자 대기 자금 예탁금이 전월보다 감소하는 등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채권 시장 열기는 뜨거워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장내 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지난 11일 기준 52조21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56조8328억원) 대비 8.12% 감소한 수치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매매업자나 투자중개업자가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 상품 매매 및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해 예탁받은 자금으로 증권 통장에 유치돼 있어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투자자 예탁금을 월별로 보면 △6월 56조5086억원 △7월 54조29943억원 △8월 52조1292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9월 56조832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감소세다.
통상 투자자들은 금리가 하락하면 주식이나 코인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을 이동한다. 그러나 38개월 만에 금리가 낮아졌음에도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다른 주요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 때문으로 파악된다.
다우지수는 이달 14일 종가 기준 4만3065.22로 연초 1월2일 종가(3만7715.04) 대비 14.18% 올랐다. 나스닥과 S&P500도 1만8502.69, 5859.85로 연초(1만4765.94, 4742.83) 대비 각각 25.30%, 23.55%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와 코스닥은 2623.29, 770.26으로 연초(2669.81, 878.93) 종가 대비 1.74%, 12.36% 감소했다.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6월 585억달러 △7월 882억달러 △8월 872억달러 △9월 918억달러로 늘고 있다. 이달 1~11일까지는 901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추후 금리 인하를)금융 안정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면서도 "당분간 기준 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통위 위원 중)1명은 내수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채권은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만기에 확정된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채권의 가격이 올라 수익률이 높아진다.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9월 한 달 동안 3조9531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8월보다 6188억원 증가했다. 10월 1~14일까지는 2조4496억원을 사들였다.
강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앞으로 (금리 인하 방향 결정 요인으로) 물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5년 물가 전망치가 목표치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보수적으로 관점으로도 세 차례 추가 금리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