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기간에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에 대한 '결심'이 또 미뤄졌다.
김씨 재판은 지난 7월 25일 변론 종결됐으나, 선고일(8월 13일)을 하루 앞두고 재판부 직권으로 변론 재개되면서 추가 심리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수원지법 제13형사부(박정호 부장판사)는 10일 김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판기일에서 "저희가 (금융기관과 결제대행사 등에 결제 내역) 제출 명령을 내렸는데, 추석이 지나고 실시하다 보니 시간이 약간 늦어진 데다 연휴가 껴 있어 일부는 회신이 안 됐다"며 "오늘 변론을 종결하긴 어려울 것 같다" 밝혔다.
이어 "과세, 포스 정보가 금융 정보에 해당하는지 쟁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재판부는 김 씨를 비롯한 측근 및 식사 동석자 등의 금융정보를 확보해 그들이 법정에서 증언한 진술 신빙성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은행 및 카드회사 등에 문서제출명령을 내렸다.
이날 법정에서는 김 씨가 2021년 7월 식사했던 서울 소재 일식당 등의 포스기 결제내역이 공개됐다. 공개된 결제내역은 모 국회의원 배우자 A씨 증언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재판장은 이날 2021년 7월 20일 김씨와 A씨 등이 식사한 식당 포스기 결제내역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아 읽어 내려가면서 "(당시) 룸 13번에서 약 9만원이 결제됐는데, 따로 현금결제가 됐다고 회신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 3일 법정에서 이번 사건 식사 모임의 결제에 대해 김 씨와 식사비 부담 방식에 대해 조율한 적 없으며, 본인은 차를 빼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리에서 먼저 나왔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또 그 전후로 이뤄진 식사 결제에 대해선 "내가 현금으로 결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같은 해 8월 18일 김씨가 참석하기로 한 의원 배우자 모임 식사자리에 대해선 "현금으로 각자 냈다"고 답변했다.
다만 금융기관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날 역시 현금결제가 이뤄진 부분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본 사건 전후인 2021년 7∼8월 김씨와 식사 모임을 가졌거나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의 측근이자 이 사건 공범인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 모 씨가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이들 두 식사 자리의 계산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들 식사 자리는 공소시효 문제로 기소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예정돼 있던 결심을 한 차례 미뤄 이날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는데, 오는 24일로 또 다시 연기되면서 이날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통상 결심에선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 진술 등이 이뤄진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2018∼2019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전 대표와 배우자 김 씨가 당시 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인 배 모 씨 등에게 샌드위치, 과일 등 음식값 등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하는 등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것이다.
해당 의혹은 전 경기도청 별정직 직원인 조명현 씨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2년 초 김 씨와 별정직 5급 배 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김 씨 측은 그동안 이 사건과 관련해 배모 씨와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고, 공모했다고 볼만한 직접적·객관적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7월 25일 결심 공판에서 "김 씨가 이 대표를 대선 후보로 당선시키기 위해 중진·원로 정치인 배우자들을 매수하려 한 범행"이라며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