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물가는 목표치(2%)를 밑돌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에 정부까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만큼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 및 수도권 부동산 시장 둔화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동결 이유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11일 1년 8개월째 3.50%를 유지하고 있는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동결할지 결정한다.
시장은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64%는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로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앉으며 한은 물가 목표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을 단행하며 한·미 금리차 부담도 내려놨다.
정부 또한 8월 기준금리 13차례 연속 동결 결정 이후 이례적으로 "금리 결정은 금통위 고유권한으로 결정을 존중하지만 내수진작 측면으론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꺾이지 않는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는 기준금리 인하를 유보하는 배경이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전월 말(725조3642억원) 대비 5조6029억원 증가에 그쳤다.
월간 최대를 기록한 8월(9조6259억원)보다 증가 폭이 4조원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주택 구매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은 9월 한 달간 10조3516억원, 하루 평균 3451억원으로 8월(3596억원)보단 줄었지만, 추석 연휴를 고려하면 여전히 높다.
또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0% 상승하며 2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8월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은 물가와 경기 측면에서는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금융 안정이나 글로벌 위험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에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부와의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를 지속하고 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와 성장, 금융 안정 등 정책 변수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