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이 내년 80주년 광복절 기념행사에 6·25 전쟁 관련 행사를 포함시킨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에 '광복 80주년을 맞아 항일 독립문화유산에 깃든 근현대문화유산의 가치 확산'이라는 당초 행사 취지와는 거리가 먼 '뜬금없는 기획'이라는 지적과 함께, "독립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라고 주장한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역사관이 반영된 '계산된 기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 행사 계획(안)'을 확인한 결과, 국가유산청은 내년 8월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항일운동에 관한 근대유산의 미래가치 발굴과 활용' 학술세미나와 '광복 80주년, 문화유산으로 보는 항일독립운동 특별전' 전시와 부대행사를 진행한다.
국가유산청은 이 중 전시프로그램의 하나로 '자유수호를 위해 헌신한 참전 용사 기념비, 동상 실감형 콘텐츠 체험행사'를 계획했다.
국가유산청이 예시로 든 참전용사 기념비와 동상은 △도솔산 펀치볼지구 전투전적비 △유엔군 초전기념비 △영산지구 전적비 △팔미도 등대 △밴 플리트 장군 동상 △월리엄 해밀턴 쇼 대위 흉상 등 6건으로, 모두 6·25 전쟁 시 북한군과 벌인 전투와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기념비이거나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장군과 장교를 기념하는 동상‧흉상이다.
언뜻 '항일 독립문화유산에 깃든 근현대문화유산의 가치 확산'이라는 국가유산청의 행사 취지와는 거리가 먼, 뜬금없는 기획으로도 보이지만 '반공'과 '자유'를 강조하는 윤 정부 뉴라이트 역사관을 6.25 전쟁과 한미동맹 관련 실감형 콘텐츠 체험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계산된 기획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 행사에 6·25 전쟁 관련 실감형 콘텐츠 체험행사가 포함된 이유에 대해 국가유산청은 "전시 장소가 국가보훈부 소속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다보니, 국가보훈부와 전시 협업이 가능한 사례로 보훈부가 관리하고 있는 현충 시설이 제시되었던 것"이라며 "내용이 확정된 게 아니라 변경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기헌 의원은 "뉴라이트 역사관이 반영된 교묘한 기획으로 보인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기념사에서 북한 붕괴론에 기초한 통일 담론을 설파한 것처럼, 광복 80주년 기념행사를 '자유수호' '자유주의'라는 뉴라이트 이념을 전파하는 행사로 만들려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청이 실감형 콘텐츠 체험이란 외피를 씌워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역사관 현실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며 "과연 이런 행사를 하는 게 맞는지 국감에서 따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