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LH 공공임대주택이 점차 늘면서 최근 5년간 임대료 손실액이 1565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가율을 줄이기 위한 면밀한 수요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LH 건설임대주택 공가로 인한 임대료 손실액은 총 1565억원이다.
연도별로는 △2020년 231억원 △2021년 270억원 △2022년 257억원 △2023년 338억원 △2024년 468억원(추정)으로 임대료 손실액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는 작년 대비 손실액이 13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20년 손실액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손명수 의원은 이 같은 임대료 손실액 급증은 공가율 지속 증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LH가 제출한 연도별 공가율 현황자료에 따르면 전체 건설임대주택 중 △2019년 1.6% △2020년 2.3% △2021년 3.1% △2022년 2.9% △2023년 3.5% △2024년 8월 말 5.1%에 해당하는 세대가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임대 사업장 중 공가율이 30% 이상인 곳은 31곳으로 확인됐다. 이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손실액만 106억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손실이 발생한 곳은 작년 준공한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주택 단지로 전체 1350세대 중 528세대가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선 10억원 이상 임대료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절반 이상이 공실인 사업장도 11곳에 달한다. 2022년 입주 지정이 시작된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주택단지는 이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가율이 85.5%에 달하며 전북 군산시 신역세권에 조성된 단지 역시 277세대 중 197세대가 비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H 관계자는 공가 발생 사유에 대해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비수도권이나 정주 여건이 미성숙한 지역에 대규모로 공급을 확대하면서 공가가 발생했다"며 "행복주택은 입주 계층의 제한 및 소형 평형, 국민임대는 생활 인프라 미성숙 및 수요 부족, 영구임대는 단지 노후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손 의원은 "공공임대주택은 주거복지의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그저 짓는 게 능사가 아니라 어디에 어떤 주택을 공급하는가가 중요하다"며 "공가가 70~80%에 달하는 단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위치, 크기 혹은 입주 자격요건 등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