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글로벌 각지서 동맹, 데이터센터 시장공략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 선점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들어 HVAC 사업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린다.
HVAC는 온·습도·환기 조절로 최적의 실내 공기를 조성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 에너지소모와 발열이 심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약 584억달러며 오는 2028년 610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사업부 인수 추진에 이어 합작법인 설립, 경쟁사 임원급 인사 영입 등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존슨콘트롤즈 HVAC 사업부’ 인수는 무산됐지만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HVAC 노스 아메리카’를 설립키로 했다. 레녹스는 1895년 설립된 가정·상업용 HVAC 분야 전문 기업으로 북미에서 직영점 뿐 아니라 홈 빌더 파트너들과도 폭넓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합작법인을 통해 ‘Lennox powered by Samsung’ 브랜드의 제품을 레녹스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최항석 상무를 생활가전 에어솔루션 비즈니스(Air Solution Business) 팀장으로 선임했다. 최 상무는 에너지비즈니스 전문가다. LG전자에서 30년가량 근무하며 엔지니어부터 마케팅·영업, 사업총괄, SCM, 전략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고 지난해 상무로 퇴사했다. 특히 30년 중 15년을 북미, 유럽 등 해외에서 일하며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LG전자는 글로벌 곳곳에서 동맹을 맺으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월엔 아시아 5개국의 HVAC 컨설턴트들을 한국에 초청해 ‘2024 LG HVAC 리더스 서밋’을 개최했다. 이 행사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의 탑티어(Top tier) 냉난방공조 컨설턴트 46명이 참석했다. 컨설턴트는 업무·숙박시설, 쇼핑몰과 같은 대형 빌딩을 지을 때 건물규모와 용도, 유지·보수, 에너지 효율 등을 고려해 최적화된 냉난방공조 시스템 설계를 담당하는 B2B 영역의 핵심고객이다.
최근엔 국내 기업 최초로 북미 AI 데이터센터 업체와 HVAC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 현지기후 맞춤형 고효율 공조솔루션 연구를 위한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설립했고 중국 하얼빈 공업대학과 ‘중국 첨단 히트펌프 연구 컨소시엄’도 구축했다.
조 사장은 지난달 열린 ‘인베스터 포럼’에서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사양의 칠러를 공급해 온 경험과 HVAC 사업 고효율·고성능 원천 기술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