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 등 부정적 영향 여전"
정부의 대출 옥죄기가 본격화하면서 아파트 입주율 회복이 요원한 모습이다. 올해 1~2월 70%를 넘었던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3월부터 8월까지는 60%대에 머문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 등 대출 한도 제한 정책이 아파트 입주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5.3%로 집계됐다.
아파트 입주율은 월별 입주 대상 호수에서 입주와 잔금 완납을 마친 호수의 비율을 의미한다. 주산연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가 공급하는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다.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72.1%와 72%를 기록한 이후 등락을 보이지만 60%대에 머물고 있다. 월별 입주율은 △3월 68.4% △4월 63.4% △5월 63.6% △6월 63% △7월 68.8%다. 올해 새 아파트 10채 중 3~4채가 빈집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입주율이 높아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높은 대출 문턱과 거래 절벽 등을 꼽았다. 현금을 많이 보유하지 않은 일반 실수요자의 경우 잔금 등을 대출과 기존 주택 매각을 통해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미입주 원인 중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이 38.3%로 가장 많았고 '잔금 대출 미확보'가 25.5%로 뒤를 이었다.
노희순 주산연 연구위원은 "잔금 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상황에 입주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잔금 미확보와 분양권 매도 지연 요인 등이 늘고 있는 점도 대출과 영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가계 대출 관리 차원에 주택담보대출 등을 조이고 있는 가운데 집값 상승세도 서울을 중심으로 약간 꺾이는 추세"라며 "세입자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입주 전 기존 주택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등 대출 규제가 아파트 입주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란 의견이 나온다. 대출 한도 감소로 기존 주택 매각 지연과 세입자 미확보 등 아파트 미입주 요인이 지속할 거란 견해다.
김인만 소장은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대출은 옥죄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 조이기 기조에 기존 주택을 팔고 오려는 분들의 매도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그렇다고 물건을 싸게 내놓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순 연구위원은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으로 인한 대출 한도 감소와 일부 주택담보대출 산정 만기 기간 단축 등이 입주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