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4일 "국회가 이성을 되찾고 정상화되기 전에는 윤석열 대통령께 국회에 가시라는 말씀을 드릴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전 직원 조회에서 "윤 대통령께 (제22대 국회) 개원식에 가시라고 말씀을 못드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야유,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국회에 가서 곤욕을 치르고 오시라고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나"라며 "국회의장단이나 야당 지도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서 아무런 사전 조치도 취하지 않고 대통령 보고 국회 와서 망신 좀 당하라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국회에 가시면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야당이 면전에 대고 시위를 하고, 어떤 의원은 '살인자'라고까지 퍼붓는데 이런 곳에 왜 대통령이 가야 하나"라고 말한 것으로더 전해졌다.
또한 정 실장은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이고 난관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통령실 직원들은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 것이 숙명이자 당위"라고 언급했다.
이어 "탄핵, 특검, 청문회 남발 등 헌정사상 경험하지 못한 정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다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해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정책과 홍보는 국정운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인 만큼, 직원들이 원보이스로 최전선 홍보 전사가 돼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성과는 민간 주도 시장경제, 건전재정,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 굳건한 안보태세, 원전 생태계 복원, 노사법치주의 등을 추진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태윤 정책실장과 신원식 안보실장도 각각 발언했다.
먼저 성 실장은 "국정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맡은 바 소임과 역할을 다해주고 있는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우리 정부 3년 차를 맞아 주요 국정과제의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 실장은 "2차대전 이후 80년간 세계 안보환경은 냉전, 탈냉전, 가치 중심의 전략적 경쟁 심화 3단계로 변화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실은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조회는 전 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20여분 간 진행됐다.
정 실장이 대통령실 직원 조회를 주재한 것은 올 4월 비서실장에 임명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직원조회는 2022년 9월 13일 김대기 전 실장 주재로 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