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이 전문의 부족 현상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는 가운데 정부는 이달 4일부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진료 제한 응급실에 긴급 배치해 응급의료 현장의 파행을 막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응급실 운영이 일부 제한된 의료기관에 총 15명의 군의관을 이달 4일 배치하고, 9일부터 8차로 파견될 약 235명의 군의관과 공보의 등 대체 인력을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9월 11∼25일을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운영해 중증·응급환자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지역별로 응급 또는 후속 진료가 가능한 의료인력을 공유하고, 순환당직제 대상 확대를 통해 지역의 응급의료 수요를 적시에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250% 가산, 후속 진료인 수술·처치·마취 행위에 대한 200% 가산은 이번 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후속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응급의료 인력 유출을 방지하고 후속 진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가를 조속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빅5' 병원 등 서울 시내 주요 응급실 대부분은 지난 2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이후 인력난으로 인해 응급의료 현장에 과부하가 걸려 응급의료체계가 '붕괴 직전'에 놓인 상태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라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체 의사는 평시 대비 73.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국대 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 충남대병원 등 3곳이 응급실을 단축 운영에 나서 야간과 주말에 한해 진료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해당 과목 전문의가 환자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하는 '후속 진료' 역량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복지부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27종 후속 진료 가능 여부를 분석한 결과 진료 가능 기관은 평시보다 7곳이나 줄어 8월 다섯째 주 평균 102곳에 그쳤다.
정부는 "전체 409개의 응급실 중 99%인 406곳은 24시간 운영 중이고, 27곳(6.6%)은 병상을 축소해 운영 중"이라며 '응급실 붕괴'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응급의학의사회(응급의사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 의료계는 "응급실 위기라는 현 상황을 부정한 채 내놓은 부적절하고 눈 가리기식 응급실 위기관리 대책은 현 상황을 악화할 뿐"이라며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강행이 6개월 넘어가며 전국 응급실들이 굉음을 내고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