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개 공공·민간병원 의료노조 파업 예고…의료공백 비상
61개 공공·민간병원 의료노조 파업 예고…의료공백 비상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08.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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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실패 시 병원 61곳 이달 29일 총파업 돌입…'빅5'는 불참
진료 정상화·총액 대비 6.4% 임금 인상 등 요구
(사진=연합뉴스)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떠난 지 6개월이 넘은 가운데 이들의 공백을 상당 부분 메워왔던 간호사 등 보건의료 노동자까지 파업을 예고하면서 의료공백이 한층 심화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의료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은 불가피하고 현장에 남아있는 인력도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게 될 전망이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는 이달 19∼23일 61개 병원 사업장 조합원 2만9705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참가자 2만4257명(81.66%) 중 2만2101명(91.11%)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에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 60여 직종이 속해 있다.

이번 투표에 참여한 61개 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원자력의학원, 경기도의료원 등 공공병원 31곳과 강동경희대병원, 고려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등 민간병원 30곳이다.

다만 소위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주요 대형병원 노조는 이번 파업에 불참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곳에는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장의 우려는 큰 상황이다.

의료현장의 남아있는 인원들은 지난 2월 전공의들의 집단이탈 이후 발생한 인력 공백으로 인해 업무 과부하에 걸린 상태인 데다, 최근에는 코로나19·온열질환 환자의 급증으로 일부 응급의료 현장에선 환자를 받을 최소 인원도 유지하지 못해 파행을 코앞에 두고 있다. 

노조는 15일간의 조정 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28일까지 병원 측과 합의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동시 파업 하루 전인 28일 의료기관별 총파업 전야제를 개최하고 29일 오전부터 동시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조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노조는 조속한 진료 정상화, 불법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간접고용 문제 해결, 총액 대비 6.4%의 임금 인상 등을 병원 측에 요구하고 있다.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는 "파업이 단행된다면 실제 얼마나 많은 인력이 참여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필수 유지업무 인력을 남기더라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가뜩이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현장은 더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