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이하 SMA) 개정 협상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협상의 핵심 사안인 방위비 분담금 결정 방식에 대한 연구용역이 지난 7월에서야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서울 양천을)이 12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가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한미 방위비분담금 체제 개선 방안 연구(안)’라는 정책연구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
해당 수행지침서의 연구 목적을 보면, 연구용역의 근거가 지난 2021년 8월 국회 비준 동의 시 부대의견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현행 방위비분담금 제도의 문제점 분석 및 방위비분담금 체제 전환에 대한 종합적 검토”를 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국회 부대의견은 “현재의 총액형에서 소요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고려해 방위비분담금 결정방식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용역을 실시”하라는 것이었다.
‘총액형’이란 분담금 총액을 먼저 정한 후 필요한 항목에 사용하는 방식이고, ‘소요형’은 항목별로 실제 필요한 액수를 먼저 파악한 후 합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은 총액형으로, 미·일 간 방위비 분담금은 소요형으로 결정되고 있다.
그동안 분담금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 제고를 위해 소요형으로 전환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만큼 이번 연구용역은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을 다루고 있다.
문제는 지난 4월 이미 제12차 SMA 협상이 시작되었고, 벌써 다섯 번째 협상까지 마쳤다는 점이다.
이용선 의원은 “방위비분담금 결정방식에 따라 협상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협상 전에 치밀한 분석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이미 3년 전에 한 국회의 요구를 외교부가 지금까지 묵살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협상 중에 제도개선 연구용역을 하는 것은 협상팀의 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연간 1조 2천억 원에 달하는 방위비분담금이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졸속 협상으로 국민에게 더 큰 부담을 안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앞으로 우리 정부의 협상 준비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