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개미)와 외국인 투자자(외인)의 매매 방식이 달라 눈길을 끈다. 개인 투자자는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사들이는 반면, 외인은 경기침체 등을 우려해 매도를 하는 분위기다.
다만 외인은 당문간 관망 심리가 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는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과 엔캐리(저렴한 엔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 자산에 투자) 자금 유출 우려 등으로 급락했다.
이에 국내 코스피 지수는 지난 5일 2440선까지 떨어지고, 코스닥 지수도 690선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러한 하락세가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보면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코스피에서 5조2490억원어치 사들였다.
또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7일 56조58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말(54조2994억원) 대비 2조2844억원이 늘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회사에 예치해놓은 자금을 말하며 '증시 대기자금'이라고 일컫는다.
특히 증시가 급락한 5일 투자자 예탁금은 59조4876억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1일(59조6298억원) 이후 최고치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삼성전자를 3조1000억원어치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SK하이닉스 6240억원, 아모레퍼시픽 2190억원, 기아 1320억원, 네이버 1110억원 순으로 매수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아직 여전한데다 일본 엔 캐리 자금 유출까지 우려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2조656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2일 8450억원 △5일 1조5200억원 △6일 1680억원 △7일 170억원 △8일 5170억원 △9일 88억원으로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인 투자자들과 반대로 삼성전자(1조8040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이어 △SK하이닉스 4750억원 △기아 1240억원 △셀트리온 1230억원 △네이버 960억원 순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의 전체 수급은 아직 냉담하다"며 "시장은 아직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걱정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청산) 물량은 가늠하기 어려우나 75% 가량 청산됐다고 알고 있다"며 "이러한 수급은 기계적 매도이기 때문에 약간의 하방 압력이 단기간 더 가해질 수 있다"면서 경기 침체 우려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는 바로 소멸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을 봤을 때 급격한 자금의 이탈이 나타났던 코로나19 당시를 제외하면 (최근 하락한)지수와 유사하게 1개월 간 관망세를 보이다가 유입됐었다"며 "올해도 주요 이벤트가 8월 후반에 몰려있어 당분간 관망 심리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