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부채 경계 압박…하단 연 2%대 금리
금융당국이 하반기 급증하기 시작한 가계부채를 경계해 강하게 압박하고, 은행권도 주기적으로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지만 가계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연 2%대를 넘나들고 있다.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크게 떨어진 결과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연 2.94~5.69%이다. 금리 하단이 연 2%대인 주담대는 지난 6월 하순 처음 모습을 보였다가 은행권이 금리를 높이며 사라졌는데, 한 달여 만에 재등장했다.
주담대 금리가 낮아진 것은 시장금리 하락 때문이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산정 기준인 금융채 5년물은 5일 기준 3.101%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 3.204% 대비 0.1%포인트(p) 이상 떨어진 수치다. 지난달 초(3.490%)와 비교하면 0.389%p 내렸다.
이는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25%였던 2022년 3월31일(3.100%)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이를 선반영해 낮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도가 커지며 채권시장이 강세를 나타낸 영향도 있다.
은행권은 지난달부터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에만 세 차례 대출금리를 높였고, 이날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p 인상했다. 국민은행도 지난달 3일과 18일 주담대 금리를 올렸고, 오는 8일에도 최대 0.3%p 추가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두 차례와 이달 초 한 차례에 이어 12일 최대 0.4%p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대출 비용과 리스크 등을 산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된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으나, 시장금리가 인상분에 가깝게 하락하면서 대출금리는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7월말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15조7383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1660억원 불어났다.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매일 변동하는 시장금리 특성상 최근 주담대 금리가 2%대로 내려간 것은 일시적”이라면서도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주기적으로 높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대출금리 상황을 보면 우하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