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우리금융의 인수 추진 과정을 두고 근로조건과 고용 보장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24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사 조합원들은 이용자들의 혼란을 막고 조합원과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ABL생명을 함께 인수하는 내용의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가운데, 인수를 위한 실사가 진행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기철 대책위원장은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회사가 본궤도에 오르고 가치가 상승하자 한국시장에서 철수 의사를 밝혔다”며 “당초 중국계 자본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 인수할 때 경영 의지가 확고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속전속결로 인가를 허용해 이른바 먹튀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제공했다”고 짚었다“며 “정상적인 자본, 정상적인 기업이 인수해 멀쩡하게 잘 돌아갈 회사를 2~3회 매각하며 국민과 근로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금융위는 이번만이라도 제대로 된 인수심사에 나서야 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신목 동양생명보험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우리금융은 인수를 완료한 뒤 양사 직원들의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 합의해야 한다”며 “동양·ABL생명 실사 시 각 노동조합 대표자, 집행부 등과 면담을 진행하고 미래 동반자로서 사전 질의 및 답변을 제공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또한 인수 이후 양사에 대한 인위적 구조조정, 자회사 분리, 특정 부문의 외주화를 하지 않고 독립 경영을 보장하는 한편 합병에 따른 인적·물적 구조개편을 노조와 교섭 및 협의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는 보험시장 혼란을 방지하고 고객 보호와 기본적인 노동권, 고용보장을 위해 요구사항이 매각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자본의 매각 놀음에서 고초를 온몸으로 받아낸 직원의 노력과 헌신에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것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이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