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가 상승 인식으로 수요자 자극 가능…하반기 회복 전망
고분양가와 경기 침체 기조가 지속하며 올해 청약 시장이 작년보다 움츠러든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6.2대1로 전년 동기 10.9대1보다 낮아졌다. 다만 분양가 상승 기조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새 아파트를 얻고자 하는 수요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6.2대1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 1~6월 전국 아파트 청약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0.9대1이다.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청약 경쟁률 둔화가 돋보였다. 10대 건설사가 공급한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상반기 18.2대1에서 올해 상반기엔 8대1로 낮아졌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외 회사가 공급한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각각 5.7대1과 3.9대1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 기조 속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악화도 청약 경쟁률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557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9% 내렸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13.9% 올랐다.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오른 바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체적으로 신규 단지에서 분양가가 높게 나오는 편이 있는데 10대 건설사 물량이 특히 더 그렇다"며 "전반적인 경기 상황과 분양 시장이 올해 좀 더 가라앉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 시장 침체에는 기존 재고 아파트 시장 상황이 안 좋은 점 등 복합적인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공사비 상승이 지속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 기조가 지속할 거란 인식이 확산하며 청약 시장 내 수요자들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새 아파트를 구하려는 심리로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일찍 사용할 수 있다는 견해다.
권일 팀장은 "상반기에 조심스럽던 수요자들이 하반기에는 의사결정에 나설 수 있다"며 "특히 공사비 상승이 지속해 분양가가 더 오를 거란 심리가 수요자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분양 시장에 청약통장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모든 지역이 좋을 거라고 보긴 어려울 수 있다"며 "서울과 경기 등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거나 정비사업 등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는 경쟁률이 더 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