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현직 A교사가 4년 넘게 수능 관련 사설 문항 수천 개를 대형 입시학원 등에 판매해 2억5000여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현직 교사의 문항 판매 행위에 청탁금지법을 적용한 최초 사례다. 

A교사는 2022년 5월께 2023학년도 6월 수능 모의평가의 특정 과목 검토진으로 참여해 알게 된 출제정보로 11개 문항을 제작해 모의평가 시행 전 사교육업체 2곳에 판매한 사실도 확인돼 위계공무집행방해, 정부출연기관법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22일 "현직 교사와 대형입시학원 간 문제 유출 및 문항 거래 등 유착을 일컫는 '사교육 카르텔' 수사를 통해 총 69명을 입건하고 24명을 1차로 송치했다. 5명은 불송치했으며 40명은 아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입건 대상자 전체 69명 중 현직 교원은 46명, 학원 관계자는 17명, 기타 6명이다. 1차 송치 대상자는 24명으로 모두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현직 교사다. 

1차 송치 대상자를 범죄 유형별로 나누면 문항판매 14명, 문제유출 1명, 자격위반 19명이며 10명은 혐의가 중복 적용됐다.

국수본에 따르면 A교사를 포함해 문항판매 혐의로 송치된 14명 중 11명은 사교육업체에 수능 관련 사설문항을 제작·제공한 대가로 문항당 평균 10만원 내외, 최대 20∼30만원을 수수했다.

이 중 3명은 특정 학원과 독점 계약을 맺어 사설문항을 제공하는 대가로 최대 3000만원의 전속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 대부분은 경제적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문항판매 행위는 인정하는 반면 형사처벌과 관련해선 겸직근무 위반 등 징계 사유일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의 경우 문제유출과 관련해 "모의평가와 출제한 문제 간 유사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전문가 감정 등을 토대로 유사성을 확인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전했다. 

국수본은 "사교육 카르텔 사건과 관련해 나머지 40명에 대한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계속해서 이와 같은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입시 절차의 공정성을 보장하고 건전한 교육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실효적 제도 개선 방안이 마련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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