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식도 못 했는데… 우원식, 제헌절 맞아 "개헌 추진하자"
개원식도 못 했는데… 우원식, 제헌절 맞아 "개헌 추진하자"
  • 배소현 기자
  • 승인 2024.07.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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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개원식 없는 제헌절'… "개헌 성사시키는 국회 돼야"
윤대통령에게도 '개헌 대화' 제안… 개헌특위 준비 예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헌절 76주년 경축식을 맞아 1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헌절 76주년 경축식을 맞아 1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17일 제헌절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에게 개헌을 위한 대화를 공식 제안했다. 우 의장은 또 개헌안을 오는 2026년 지방선거 때 국민 투표에 부치자며, 여야를 향해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구성을 요구했다. 다만 장기화되는 여야의 극한 대치 전선에 국회는 개헌을 두고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6주년 제헌절 경축사에서 "제22대 국회는 개헌을 성사시키는 국회가 돼야 한다. 여야 정당에 제안한다. 2026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개헌을 추진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앞으로 2년 동안은 큰 선거가 없다.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있다"며 "어떤 경우에라도 다음 지방선거까지는 개헌법안을 통과시키고 대신 개헌의 폭과 새 헌법을 적용할 시기는 열어두자. 이를 위해 개정특위부터 구성하자. 이른 시일 안에 국회의장 직속 개헌자문위원회도 발족시켜 국회 개헌특위가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는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께도 공식적으로 '개헌 대화'를 제안한다"며 "대통령과 입법부 대표가 직접 만나 폭 넓게 의견을 교환한다면 개헌의 실현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헌절을 맞은 여야는 각각 현재 국회 상황에 대해 "참담한 심경"이라고 밝히며 이날도 정치 실종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기에만 바빴다.

국민의힘은 이날 제헌절 경축식 행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회독재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규탄사에서 "거대 야당의 입법 횡포와 독주로 우리 헌법 정신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며 "국회는 22대 임기 시작부터 의회민주주의를 지탱해온 전통과 관례, 협치의 정신이 처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민주당은) 사법적 적반하장을 넘어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자체를 흔드는 헌정파괴를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다"며 "헌법 위에 군림하면서 입법 폭력을 자행하는 민주당의 의회 독재에 결연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듭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헌법정신 파괴 시도'라 규정하며 국민의힘에 맞섰다.

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2년간 윤 대통령은 거부권과 시행령 통치를 남발했다. 입법권에 대한 폭력이자 주권재민을 명시한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시도나 마찬가지"라며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삼권분립과 의회민주주의 훼손에 골몰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난파하는 국정을 바로잡아야 할 국민의힘은 대통령 부부의 방탄을 위해 명분 없는 정치 파업에만 정신이 팔렸다"며 "정권 자체가 이 모양 이 꼴이니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겠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가 끝없는 평행선만 달리면서 22대 국회는 지난 1987년 개헌 이래 첫 '개원식 없는 제헌절'을 맞이했다.

kei0521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