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차 건축사 자격시험에는 최근 4년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응시했다. 건축사 시험 최근 합격률은 10% 수준으로 국가 자격시험 중 꽤 어려운 축에 속한다. 각자의 상황과 계획이 다 다르겠지만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시간을 할애하곤 한다.
우연히 접한 지인의 건축사 자격시험 최종 합격 소식으로 신진 건축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연재 인터뷰를 기획했다. 건축사 시험에 응시하려면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해서 이들이 건축업계에 새로 진입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들이 정식으로 '건축사' 명패를 달고 설계업계에 뛰어든 새내기인 점은 분명하다.
신진 건축사들이 각자 건축을 접하게 된 계기와 건축사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은 다양했다.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건축사도 있었고 어렸을 적 가족에게 '집을 지어주겠다'는 말을 해왔던 게 건축학과 진학 계기가 된 건축사도 있었다. 여러 디자인 중 '건축물'이라는 가장 큰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건축사도 만나볼 수 있었다.
각자 건축사가 된 배경은 달랐지만 느끼고 있는 업계 상황은 대체로 비슷했다. 건설경기 악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영세한 건축사사무소들이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으로 버티는 사무소가 많다는 말은 새삼 업계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특히 신진 건축사들은 업무 과정에서 복잡한 법규와 협의 과정으로 인해 어려움을 느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냈다. 한 건축사는 "설계 발전을 위해선 현실을 반영한 법 제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로 제도적 뒷받침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시공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해 공기가 지연되고 실제 건축사의 설계안이 결과물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건축사는 정비사업 조합과 일하던 중 설계변경을 포함한 다양한 이견을 조율하면서 겪었던 고충을 들려주기도 했다.
제도적 보완과 함께 자신만의 참신한 설계로 업계에서 자리를 잡고자 하는 포부도 돋보였다.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하고 자유로운 시도'는 이들이 말하는 젊은 건축사만의 장점이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신진 건축사들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이 건축설계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활약해 우리나라 건축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