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세법개정안 개편 수위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종부세는 지방재정 등 이유로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투자소득세는 유예 '무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4일 정부 당국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7월말 발표할 세법개정안을 두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상속세법 개편에 대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와 '가업상속공제 한도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상속세 과표 구간'과 '세율 조정', 근본적인 개편인 '유산취득세 전환'까지 나오고 있다.

유산취득세 전환은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기에는 촉박한 것으로 추측된다. 방대한 개정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산을 물려주는 사람(피상속인)을 기준으로 돼 있는 가업상속공제를 상속인 기준으로 바꾸면서 공제 한도를 새로 정해야 한다. 유산취득세 전환을 추진하면, 밸류업과 맞물려 추진하는 가업상속공제 확대 작업도 원점 재검토가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상속세 과표 구간과 세율 조정은 유산취득세 전환보다 개정 가능성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 최고 세율과 과표 구간이 조정된 1999년말 이후 조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주관의 공청회 등에서도 과표 구간을 올리고 상속세 최고 세율을 낮추자고 주장해 왔다.

다만 야당 더불어민주당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부의 대물림'이란 비판 여론에 세제 당국은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 공제 한도 확대도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공제 한도 확대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세청 차장 출신이자 민주당 원내부대표단 소속인 임광현 의원은 상속세 일괄 공제액을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종부세는 폐지까지 거론됐지만, 지방재정이라는 현실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폐지되거나 재산세와 통합됐을 때 지방 세수 방안을 마련해야하는데,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면 폐지보다 징벌적 과세의 정상화의 기조 아래 부분적인 개편이 이번 세법개정안에 담기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가 거론된다. 현재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낮추는 방안이다.

상속세·종부세의 구체적인 개편 수위는 대통령실·여당과의 조율 속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혼인 특별세액공제도 구체화해 세법개정안에 담길 예정이다. 공제 한도는 남편·아내에 각각 100만원씩 해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령대 등도 확정할 예정이다. 연령이나 초혼 여부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모두 공제해 줄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도 추진된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 등이 금투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 후보가 금투세 시행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점도 변수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금투세의 필요성을 밝힌 만큼, 폐지보다는 시행 시기가 미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아일보] 박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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