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고가빌딩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부자 감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시민단체 주장이 나왔다. 2020~2023년 1000억원 이상에 거래된 빌딩의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36.2%에 불과해 비싼 부동산을 보유한 부동산 부자들이 세금을 덜 내고 있다는 견해다. 공정 과세를 위해선 공시지가 산출 근거와 기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10일 서울시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1000억원 이상 실거래 빌딩 공시지가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경실련은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원 이상 빌딩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투명하지 못해 부동산 부자들이 과세 혜택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시지가는 해당 빌딩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산출하는 기준이다.

경실련이 추산한 2020~2023년 서울 1000억원 이상 빌딩 거래액은 27조809억원으로 이중 건물값 3조3397억원을 뺀 토지 가격은 23조7412억원이다. 반면 이들 건물의 공시지가는 8조6266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은 36.2%다.

경실련은 최근 4년간 아파트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1000억원 이상 빌딩보다 더 높은 것을 두고 보유한 부동산 부자들이 아파트를 보유한 시민보다 과세 혜택을 더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공시지가가 아닌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 경실련이 추산한 2020~2023년 아파트 공시가격 평균 시세반영률은 66%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공시지가는 빌딩에 대한 과제 기준인데 실제 거래되는 시세반영률이 30%대인 것은 과세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공정 과세를 강조하는 정부가 말에 부합하는 정책을 펴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 부장도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30% 수준에 머무는 것은 부동산 부자들이 아파트를 보유한 시민들보다 세금을 덜 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 산출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공시지가 산출 근거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공정한 과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달 사무총장은 "잘못된 세금 체계를 지적하는데도 정부가 바로잡지 않으려 한다"며 "빌딩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하고 통계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빌딩은 주로 대기업이 보유하고 오랜 기간 편익을 누리고 과세 혜택을 봤다"며 "조세 혜택이 누구에게 가고 있는지를 잘 봐야 하는데 구조가 너무 복잡해 일반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서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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