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분기 기준 매출·영업익 역대최대…6월 에어컨 80% 증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분기 나란히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회복에 힘입어 1년9개월만에 영업익 10조 클럽에 복귀했다. LG전자는 생활가전과 B2B(기업간거래) 사업 호조로 역대 2분기 최대실적을 새로 썼다.
7일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각각 10조4000억원, 1조1961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대비 1452.2%, 61.2% 증가했다. 매출은 삼성전자가 74조원을 찍으며 23.31% 올랐고 LG전자가 21조7009억원을 기록하며 8.5%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증권사 컨센서스(평균예상치) 8조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반도체 실적 개선 영향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2분기 4조4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올 2분기 5~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체 D램 가격은 13∼18% 오르고, 낸드는 15~20% 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서버용 SSD 등 프리미엄 제품수요가 늘어난 점도 실적 회복을 이끈 요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DS부문을 앞세워 내세워 실적을 더욱 끌어올린다. 최전선엔 HBM이다. 경계현 사장의 뒤를 이어 DS부문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4일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섰다. 또 부회장 직속으로 2.5D·3D 등 신규 패키지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어드밴스드 패키징(AVP) 개발팀’도 배치했다.
LG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처음으로 넘겼다. 증권가 예상치보다 2000억원 이상 높았다.
실적호조는 주력인 생활가전과 B2B 등 모든 분야가 골고루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전에선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사업이 돋보였다. AI를 탑재한 휘센 스탠드 에어컨 6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었다.
LG전자는 B2B 사업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사업의 체질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최근 칠러(냉동기) 등을 앞세운 냉난방공조(HVAC) 사업은 AI 시대를 맞아 주목받고 있다. 또 다른 B2B 성장의 한 축인 전장 사업은 일시적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부품 △차량용 램프 등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와 그간 확보해 온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고객 관계 중심의 사업방식 변화에 보다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근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 인수를 마무리한 만큼 TV에 이어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개인화, 서비스화 관점의 변화를 본격 추진해 나간다. 특히 가전 사업은 공간 솔루션 중심의 사업 패러다임 전환이나 고객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공감지능 가전’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