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에서 대면 영업을 담당하는 카드모집인(설계사) 수가 날이 갈수록 줄고 있다. 카드사 주력 영업 방식이 온라인 플랫폼 위주의 비대면 채널로 바뀌면서다.
카드업계에서는 전문성 있는 모집인 양성을 위해 교육과 자격시험을 제공하지만, 모집인 수는 좀처럼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8개(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전업 카드사 카드모집인 수는 4921명이다. 이는 지난해 말(5818명) 대비 15.4%(897명) 줄어든 규모다.
카드모집인은 지난 1999년 정부 카드 활성화 정책에 맞춰 규모가 커지며 카드사 핵심 영업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카드사들이 회원 유치를 위해 상품에 대한 이해와 전문지식을 가진 인적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이에 2000년대 들어 카드모집인 수는 최대 10만명에 달했다. 이들은 전국 대형마트·백화점·지하철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판촉 행사 등을 통해 카드 가입·발급을 유도하며 영업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과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카드모집인 입지는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더욱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금융 거래·영업 대중화는 카드모집인 몰락에 쐐기를 박았다.
실제 카드모집인 수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당시 2만2872명이었던 카드모집인 규모는 이듬해인 2017년 1만6658명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카드모집인 수는 2018년 말 1만2607명, 2019년 말 1만1382명등 지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가 국내에 퍼진 2020년 말 9217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만명대가 무너졌다. 이후에도 2021년 말 8145명, 2022년 말 7678명 등 쪼그라드는 양상이다.
이후 올 1분기 말까지만 해도 5202명으로 5000명선을 지키던 카드모집인 수는 결국 2분기 들어 4000명대까지 주저앉았다.
카드 발급이 다른 금융상품보다 비교적 쉬운 점도 카드모집인 감소에 한몫했다.
카드모집인과 비슷한 성격인 보험설계사는 상품 구조가 복잡해 아직 대면 영업 수요가 많고,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해 타사 상품까지 판매 가능해 아직 건재하다. 반면 카드는 소비자 혼자서 수월하게 발급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 굳이 모집인을 찾지 않아도 된다.
카드업계는 아직 적정 규모 카드모집인 운영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카드모집인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올해 초 자격시험을 4년 만에 부활시키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위주 대면 모집과 사후관리, 추가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정 규모 카드모집인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