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29만명‧건축기술9만명 증가…산업별 편차
20년 후 맞닥뜨릴 노동공급 절벽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음식점 및 주점업은 67만여명, 소매업은 61만여명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연구원과 한국노동연구원은 25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인구감소의 노동시장 영향과 대응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세미나에서는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수급 전망과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특징을 개괄하고 노동시장 충격에 대비한 대응 과제를 논의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철희 서울대학교 교수는 2022~2042년 각 산업의 20~74세 취업인력 규모(노동공급량) 변화에 대한 추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노동공급 변화가 산업별로 큰 편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20년 동안 인구변화로 인해 노동공급이 가장 많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산업으로 △음식점 및 주점업(66만9426명 감소) △소매업(자동차 제외, 61만6명 감소) △도매 및 상품 중개업(23만7255명 감소)을 제시했다.
반면 향후 20년간 노동 공급이 늘어날 산업으로는 △사회복지 서비스업(29만1823명 증가) △건축기술·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9만5148명 증가) △창고 및 운송관련 서비스업(4만0073명 증가) 등을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인구변화 충격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과 장년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여성의 경력단절 완화, 중장년층의 건강 및 인적자본 질의 개선, 퇴직 이후 일자리의 부합성 제고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외국인력 정책에 대해 “청년 인력의 비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산업이나 고령 인력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에 오히려 외국인력 집중도가 낮다”며 “비자 체계와 체류 관리, 외국인력 도입 규모 결정 합리화, 외국인력의 효율적 배분 등을 통해 외국인력 정책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의 30·40대 여성 인적자본 수준과 노동시장 참여 특징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최세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녀가 있는 여성의 취업확률이 최근까지도 현저히 낮다”며 “2010년 초반에 비해 배우자 소득이 기혼 여성의 취업확률에 미치는 영향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경제활동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본인의 인적자본 수준(교육 및 임금수준)의 영향력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유연근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의 경우 자녀가 있는 여성 관리자가 그렇지 않은 여성 관리자에 비해 근속의향과 경력 목표를 높게 세울 가능성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무자녀 여성 관리자들 중에는 향후 출산 의향이 있을 때 평균적으로 높은 경력 목표를 세웠다.
최 연구위원은 “기업이 유연근무를 활성화할 경우 경력 목표가 높은 양질의 여성 인재를 유치할 수 있다”며 “유연근무가 어려운 직종의 근로자를 위한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유연한 사용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인적자본 수준이 높고 사회통합 비용이 거의 없는 국내 유휴노동력 개발과 활용 효율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며 “고학력·고숙련의 젊은 여성들이 자녀 출산 이후에도 계속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경력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장애요소를 지속적으로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