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원 스커트' C커머스 쉬인, 국내 패션 플랫폼 판 흔들까
'7000원 스커트' C커머스 쉬인, 국내 패션 플랫폼 판 흔들까
  • 정지은 기자
  • 승인 2024.06.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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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패스트패션 콘셉트, 작년 순이익 20억달러 웃돌며 자라·H&M 추월
150여개국 판로 확장…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큰 타격 없지만 예의주시"
중국 이커머스 패션 플랫폼 쉬인이 한국 시장에 정식 진출했다. [사진=쉬인 홈페이지 캡처]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한국 시장에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국내 패션 플랫폼은 큰 위협이 아니라면서도 쉬인의 마케팅 전략을 예의주시하겠단 복안이다. 이와 함께 빠른 배송, 쇼핑 편의성 극대화 등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2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쉬인이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쉬인은 서브 브랜드인 ‘데이지’의 첫 글로벌 앰버서더로 배우 김유정을 발탁해 국내 패션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쉬인은 초저가를 내세운 중국 온라인 패스트패션(SPA) 업체다. 쉬인은 5달러(1달러 1390원 적용, 약 7000원) 스커트와 9달러(약 1만2000원) 청바지 등 저렴한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다. 쉬인은 현재 중국을 제외한 150여개국에서 패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쉬인은 지난해 20억달러(2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인 자라와 H&M을 넘어섰다.

쉬인은 2022년 12월 한국 법인을 설립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이듬해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을 본격화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국내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관련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보니 리우 쉬인 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한국은 패션 스타일, 엔터테인먼트,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쉬인은 이런 한국 고객들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가성비를 갖춘 고품질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는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을 고려했을 때 쉬인의 공략이 위협적이진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디자이너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 무신사, W컨셉은 쉬인과 타깃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위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쉬인과 타깃이 겹치지 않는다”며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컨셉 관계자는 “옷은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디자인이나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기존에 사용했던 브랜드와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은 지난해부터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시장 공략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난 만큼 지속 주시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순위 변화 추이. [사진=한국경제인협회]

실제 알리와 테무는 쉬인과 마찬가지로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대규모 할인행사, 현금성 쿠폰 지급 등 다양한 유인책으로 회원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렸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2023년 1월 국내 활동 이커머스 플랫폼 순위는 △쿠팡(2759만명) △11번가(862만명) △G마켓(549만명) △티몬(357만명) △알리(227만명) 등 순이었다. 하지만 2024년 5월에는 △쿠팡(3112만명) △알리(830만명) △11번가(800만명) △테무(797만명) △G마켓(568만명) 등 순으로 바뀌었다.

알리·테무의 공세는 국내 패션 플랫폼에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의 올해 2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251만여명으로 1년 전(373만명)과 비교해 32.6% 줄었다.

국내 패션 플랫폼 업체들은 중국 플랫폼의 각종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에이블리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기술 기반의 ‘스타일 커머스’를 더욱 편리하게 개선할 계획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에이블리는 단순히 옷만 파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취향 지도를 그리고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에이블리 앱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소통 기능을 강화해 ‘스타일 포털’로 나아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 관계자는 “쉬인과 타깃층이 겹치지 않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빠른 배송 서비스인 ‘직진배송’을 비롯해 ‘개인화 상품 광고 서비스’ 등을 통해 이용자 편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love1133994@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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