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매입임대주택에 건물공사비 연동형 매입가 산정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감정가격 기반이던 가격 산정 방식을 개선해 입지 좋고 품질 좋은 매입임대주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런 시도를 따갑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LH에 주택을 파는 민간 업계에서도 매입임대 제도를 눈여겨보는 시민단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건물공사비 연동형 매입은 무엇이고 어떤 기대와 우려가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LH는 수도권에 공급하는 100호 이상 신축 매입임대주택에 입주자 편의 향상 설계를 도입했다. 외부 창호 기밀성은 1등급을 만족하도록 했고 전용면적 36㎡ 미만 소형 주택은 원룸형으로 설계하도록 했다. 특히 원룸형에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기본 가전을 붙박이 설치를 권장해 입주자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18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건물공사비 연동형 수도권 100호 이상 신축 예정 매입임대주택에는 강화된 설계·시공 기준이 적용된다.

주택을 구성하는 토지와 건물 중 건물 부분 매매 가격 산정 근거를 감정평가 금액에서 공사비로 바꾼만큼 LH는 민간사업자에게 기존보다 고품질 사양을 요구하고 그에 맞는 값을 지불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LH 공급용 수도권 100호 이상 신축 매입임대주택에 시공하는 거실·침실 외부 창호 중 바깥 공기가 직접 닿는 외기 직면 부분은 기밀성 1등급을 만족해야 한다. 세대 현관문 외기 직면 역시 기밀성이 1등급이어야 하고 바깥 공기가 직접 닿지 않는 외기 간면은 기밀성 2등급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LH가 권고하는 외부 창호는 착색 바를 적용한 플라스틱 입면분할창이다.

전용면적 36㎡ 미만 주택은 입주 유형과 관계없이 원룸형으로 계획해야 하고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전기쿡탑 등 가전을 붙박이로 설치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 중 에어컨은 '천정형 시스템' 형태를 권장한다.

또 LH는 호당 1.5㎡ 이상 주민 공동 시설 실내 면적을 확보하도록 의무화했고 전체 주차 대수의 80% 이상을 지하주차장으로 설계하도록 권장 사항에 포함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공동현관문을 자동 개방하고 단지 서버와 연동해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 있는 스마트원패스시스템 설치도 권장한다.

쓰레기 수거 시설에는 야간 이용자 편의를 위한 감지형 센서 조명 등 조명 계획이 있어야 하고 동파 방지 수전 시설과 배수 시설이 쓰레기 보관소 내부에 설치돼야 한다. 전기·소방 설비는 아날로그 감지기 설치 기준에 맞춰 계획해야 한다.

이와 함께 LH는 설계 변경 최소화와 사전 지반 조사를 민간사업자에게 요구했다. 설계 변경이 많아지면 그만큼 사업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공사비에 기반한 매입 가격 산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손제익 LH 매입임대사업처 차장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시 LH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열린 '수도권 100호 이상 공사비 연동형 건물 매입 기준 설명회'에서 민간사업자들에게 "기존 신축 매입 약정 설계·공사 품질을 보면 실제 사람이 들어가서 생활하기 불편한 부분들이 있어서 올해 조금 더 강화했다"며 "평면도에 점선으로 가구 배치를 필히 다 해놓고 나서 사람이 살 수 있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체크하고 평면 계획을 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축 매입임대주택을 매각하는 민간사업자는 공사 단계별로 설계 기준에 맞춰 시공 품질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LH에 제출해야 한다. 기초 철근 배근 완료 시점에는 골조·기초공사 적정성을 확인하고 최상층 슬래브 철근 배근 완료 후에는 골조공사 적정성에 더해 조적, 방수, 미장 등 주요 공사 적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방수·단열 등 마감공사를 끝내면 방수 적정성을 다시 확인하고 내장과 창호, 금속 등 공사 품질을 점검해야 한다. 사용검사를 마치면 1주일 안에 설계도서 이행 상태를 점검하고 각종 인증과 평가, 검사를 완료해야 한다. 마지막 LH가 민간사업자에게 매입 잔금을 지급하는 단계에선 앞선 품질 점검 단계에서 나온 지적 사항에 대한 조치 결과를 확인한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천동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