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가상자산 사업자를 대상으로 법 이행 준비 실태 조사에 나선 결과, 다수 사업자가 여전히 감독규정에서 정한 비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콜드월렛(온라인에 연결되지 않고 오프라인으로만 사용하는 가상자산 보관 장치)에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사업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일부 사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 사업자 법 이행 준비 실태 파악과 지원을 위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현장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컨설팅은 법률상 가상자산 사업자 의무인 △이용자 자산 관리 △거래기록 유지 및 보고체계 △이상거래 감시의무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번 적발된 미흡 사례로는 △고유 또는 이용자 가상자산을 지갑 간 분리 없이 동일한 지갑에 혼장 보관 △가상자산 이전 시 인터넷과 연결된 환경에서 전자서명 수행 △콜드월렛 보관비율 관리를 위한 경제적 가치 산정 기준 등 내규 정비 필요 △콜드월렛 개인키 집중 보관 △전자서명 단말기 및 월렛룸 관리 미흡 등이 확인됐다.

실제 A사업자는 이용자가 가상자산 출금 시 출금지갑에 네트워크 수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동일 출금지갑에 고유 및 이용자 가상자산을 모두 혼장 보관했다. B사업자의 경우 지갑을 분리하는 통제절차를 마련했지만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에만 한정 분리하고 나머지 가상자산에는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또한 다수 사업자는 감독규정에서 정한 콜드월렛 보관비율(80%)보다 낮은 약 70% 수준으로 콜드월렛에 가상자산을 보관했으며, 가상자산을 콜드월렛에서 핫월렛(온라인에 연결된 가상자산 보관 장치)으로 이전할 때 필요한 △지갑 주소 △수량 등을 수기 입력 또는 과거 거래내역을 복사해 입력했다.

이에 금감원은 현장컨설팅을 통해 A와 B사업자에게 고유 및 이용자 가상자산에 대한 통제절차를 각각 구분해 적용,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점검 및 분리를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대다수 사업자들에게 콜드월렛 보관비율 준수의무 이행을 당부하고, 콜드월렛 관리와 보관비율 산정 등 업무분장을 명확히 하고 합리적인 가격 적용 방법 등을 내규에 반영해 일관되게 적용하도록 안내했다.

아울러 대부분 사업자는 이상거래 적출 기반인 ‘매매자료 축적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으며, 해당업무를 담당할 조직을 구성하거나 전담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금감원은 전문성 확보를 통해 실질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담당 인력에 대한 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이 밖에도 예치금의 예치·신탁 의무가 있는 원화거래소의 경우 은행과의 협의 지연 등으로 관련 시스템 및 절차 마련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 은행과 태스크포스(TF) 굿엉르 통해 관련 시스템 구축 및 내규 마련 중에 있으며, 법률 시행 전까지 준비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일인 7월 19일까지 사업자 준비현황을 서면으로 확인해 미흡사항 보완을 유도하고 이달 중순부터 규제 시범적용을 통해 준비상황을 최종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조사 인프라와 사업자 이상거래 감시체계에 대한 점검을 통해 안정화하고 본격적인 법 시행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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