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무개시명령 등 강경대응 예고… 환자들 불안감만 가중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에 이어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면 휴진을 선언하면서 이른바 '동네 병원'들까지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휴진 참여율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환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의협은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이달 18일 하루 ‘전면 휴진’을 선언했다. 휴진 철회 조건으로 2025학년도 의대증원 절차 중단,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 등을 내걸었다. 의협은 하루 휴진하면서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이후 일정은 정부 입장 변화를 지켜본 뒤 다시 논의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휴진 동참과 관련해 개원의들의 의견은 분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영업에 가까운 개원의들은 경영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주민이 주로 이용하는 동네 병원 특성상 지역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다. 지난 2020년 집단 휴진을 결의했을 당시 일부 맘카페에서는 지역별 휴진 병원의 명단이 공유됐고, 해당 병원을 이용하지 말자는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의 대응 조치도 부담이다. 정부는 전국 개원의에 진료명령과 휴진 신고명령을 내리고, 휴진율이 3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면 진료거부 예고일 하루 전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진료거부 예고일인 18일에는 현장을 점검해 업무개시명령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 의료기관들에 대해선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이 같은 행보와는 별개로 환자들은 제때 진료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 온라인 카페의 한 이용자는 “다음 내원일이 18일인데 휴진 때문에 갑자기 (일정이) 미뤄졌다”며 “사전에 방문해서 며칠 치 부족한 약을 받으면 안 되냐고 물었는데 중복 처방 때문에 절대 안 된다고 해서 강제로 단약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환자단체들 역시 의사단체들의 잇단 휴진 결정에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이 철회돼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환자와 환자 가족은 휴진 결의 발표로 참담함을 느낀다”며 “환자에게 불안과 피해를 주면서 정부를 압박하는 의료계의 행보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부는 동네 병원들의 휴진 시 환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비대면 진료를 적극 안내할 방침이다.
특히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들은 휴진에 대비해 미리 약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