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22대 국회, 전세사기 문제 해결 촉구 및 각 정당 지도부 면담 요청 기자회견'. (사진=남정호 기자)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 담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대통령 거부권으로 좌초된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사각지대 없는 개정안을 하루빨리 마련해달라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야당 안과 정부 안이 상호 보완할 수 있다며 피해자 상황에 따라 구제책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견해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이하 전세사기 대책위)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2대 국회, 전세사기 문제 해결 촉구 및 각 정당 지도부 면담 요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야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두고 맞서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1대 국회 임기 말인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선구제 후회수'를 포함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다음날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개정안은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현재 정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입임대 예산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경매로 매입한 후 피해자에게 공공임대로 장기 공급하고 감정가에서 낙찰가를 뺀 경매 차익은 공공임대 보증금으로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 안정 지원 강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은 상태다. 

거부권 행사로 좌초된 야당 안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을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 기관이 사들여 피해액의 일부를 먼저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고 추후 경·공매 등을 통해 회수하자는 선구제 후회수가 골자다.

전세사기 대책위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에 대한 야당 안과 정부 안이 상호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야당 안에 담긴 선구제 후회수는 채권 매입을 통한 방안이기 때문에 신탁 사기 피해 등에는 적용할 수 없다. 정부 안도 경매 차익이 적거나 선순위 채권액이 매각가를 넘어서는 후순위 임차인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두 가지 안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세사기 대책위의 주장이다.

안상미 전세사기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이렇듯이 정부 안과 피해자가 주장한 선구제 안은 모두 다 필요한 것이고 모두 다 양립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하루하루가 피해자들에게 다급한 시간임을 잊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22대 국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먼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대책위는 22대 국회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과 예방 대책을 즉각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 안이 늦게나마 나온 만큼 여야가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사각지대 없는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의 일상을 회복하고 세입자들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제대로 된 개정안과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피해자, 시민사회, 국회,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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