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한 달 만에 반등 조짐…100엔당 890원 터치
엔화, 한 달 만에 반등 조짐…100엔당 890원 터치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6.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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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당국 시장 개입 효과…"강세 지속 가능성 작아…추가 금리 인상 여부 관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원·엔화가 장중 100엔당 890원을 터치하는 등 최근 한 달 만에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선 효과로 풀이된다. 다만 상승 지속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엔저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20일 기준 1조273911억엔(약 10조5470억원)으로 전월 말(1조2410억엔) 대비 381억엔(약 3329억원) 증가했다.

원·엔화는 지난해 11월16일 장중 85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8년 1월14일 이후 약 16년 만에 최저였다.

올해 원·엔화는 1월1일 장중 100엔당 919.19원을 기록한 이후 4월29일 장중 864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5월1일 900원까지 오르는 듯했으나 다시 약세를 보였다.

이에 5월 한달에만 3000억원 넘는 돈이 엔테크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 4일 장중 890원을 터치하면서 엔화 반등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근 최근 엔화 가치가 상승한 배경에는 일본은행(BOJ)이 조만간 채권 매입을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과 일본 교도통신(共同通信) 등 외신에 따르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은행이 지난 3월 대규모 경기부양책 종료 결정으로 인한 시장 혼란을 피하기 위해 매월 약 6조엔(387억 달러, 52조8000억원) 규모의 채권 매입 속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장은 시장의 힘이 장기 금리를 결정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며 대규모 채권 매입에 대한 단기적인 테이퍼링(tapering)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이퍼링은 정부가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취했던 완화 규모를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전략을 말한다.

히미노 료조(氷見野良三) 일본은행 부총재도 "일본은행은 채권 수익률의 급격한 급등을 피하면서 시장의 힘이 장기 금리를 상승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에 시장에서는 오는 13~14일 일본은행 정책회의에서 대규모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에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올해 4월26일부터 5월29일까지 실시된 9조7885억엔 규모 외환 개입에 대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투기 움직임을 배경으로 한 과도한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외환 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엔화는 다음주에 일본은행이 채권매입 축소를 논의할 수 있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다.

다만 여전히 엔화 가치는 한동안 저평가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엔화 강세 지속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예상돼 저평가 영역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3월 마이너스 금리 종료 이후에도 디플레이션 종식 선언 등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일본은행의 미온적 입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