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문 열렸다… 정부 “사직서 수리·행정처분 중단”
전공의 복귀 문 열렸다… 정부 “사직서 수리·행정처분 중단”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4.06.0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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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단축·의료사고 법적대책’ 등 전공의 요구사항도 추진
전공의들 “복귀하지 않을 것… 의료정책 추진 상태서 의미 없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할 수 있도록 하고, 복귀할 경우 행정처분 절차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생활고에 시달려온 전공의들에게 ‘퇴로’를 열어준다는 복안이지만 전공의들은 여전히 ‘의대증원 백지화’ 없이는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넉 달째 이어져 온 의료공백 사태가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병원장에게 내린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전공의에게 부과한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을 오늘부로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조 장관은 “환자와 국민, 그리고 의료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진료 공백이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내린 결단”이라며 “오늘부터 각 병원장께서는 전공의의 개별 의사를 확인해 복귀하도록 상담·설득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공의들은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지난 2월20일을 기점으로 일제히 사직했다. 이후 정부가 각 병원에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말 것을 명령함으로써 이들은 불법으로 병원을 이탈한 상태가 돼 석 달 넘게 다른 의료기관에서 일하지 못했다.

결국 정부가 사직서 수리를 허용함으로써 전공의들에게 돌아올 길을 열어준 셈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이탈 전공의의 50% 이상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수련병원 ‘유턴’이 늘어나 ‘빅5’ 병원의 빈자리를 사직 전공의들이 채운다면 중증·응급 환자들이 몰리는 이들 병원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게 됨은 물론 전공의 부재로 도산 위기에 봉착한 병원들의 경영 상태에도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전문의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운영, 수련환경 전면 개편 등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이 이뤄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전공의 단체에서 제시한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대책 마련,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등 제도개선 사항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대체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복귀하더라도 위험 부담이 큰 필수의료는 기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수도권 병원 사직 전공의는 “다른 병원 전공의들끼리 얘기해봤는데 복귀는 거의 안 하는 분위기”라며 “정부의 의료 정책이 계속 추진되고 있는 상태에서는 복귀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전공의가 많다”고 전했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