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새 아파트 가격 부담↑…구축 위주 거래 증가 전망"
가격 바닥 인식 영향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움직이는 모습이다. 올해 1~4월 전국 주택 매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으로 신규 주택에 대한 가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당분간 기존 주택 거래량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은 19만755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4% 많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8만637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었고 수도권 중 서울 거래량도 2만349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3.8% 많아졌다. 지방도 11만1185건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1% 증가했다.
주택 거래 증가세는 아파트가 이끈 모습이다. 1~4월 전국 주택 거래량을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 거래량이 14만9796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1.7% 많아졌고 아파트 외 주택 거래량은 4만775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가격이 저점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가고 있는 게 주택 거래량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격이 다시 오르기 전에 사자는 심리가 확산하며 매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가격은 지난해 12월 하락 전환한 이후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 내림세지만 하락 폭은 0.10%에서 0.0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 하락 폭은 0.13%p 축소했고 서울은 4월(0.09%) 상승 전환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부동산 시장이 저점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고 높은 금리에 대한 내성도 강해진 상황"이라며 "신규 주택 공급도 녹록지 못하다는 걸 많은 수요자가 알고 있는 가운데 기존 주택으로 수요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하는 만큼 기존 주택 거래량이 더 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규 주택이 기존 주택보다 높은 가격에 시장에 공급될 수 있는 만큼 수요자들이 분양 주택보다는 기존 주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견해다.
실제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 가격은 568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민간아파트 ㎡당 분양가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째 오름세다.
서진형 교수는 "건설단가가 오르면서 신규 주택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며 "분양가 상승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주택 거래는 앞으로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