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엿한 20살 청년이 된 한국주택금융공사(HF공사)는 주택금융 20년 성과를 돌아보고 주거 안정을 위한 포용적 주택금융 적극 실천을 위한 '2024 HF 주택금융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주택금융 20년 성과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열린 2024 HF 주택금융 콘퍼런스에서 최준우 HF공사 사장은 "오늘 콘퍼런스는 HF공사가 설립되고 20년간 실행해 온 주택금융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 자리로 의미 있고 유용한 주택금융 정책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HF공사는 20년 전 국내 첫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 '보금자리론'을 출시해 지금까지 443조원에 이르는 정책모기지를 공급하며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했다.
또 재원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429조원의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시장에 공급했다. 특히 미국 달러, 유로화 등 미화 환산 152억달러 상당 외화표시채권 공모발행에 성공해 약 4300억원의 조달 비용을 절감했다.
최근 주택보증 연간 보증액은 75조원대, 누적 가입자는 12만7000여명에 달한다.
최 사장은 "HF공사는 주택연금 가입 요건 등을 완화하고 정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해 추가 지원할 수 있도록 신규 보증 상품을 개발하는 등 사회적 배려층과 실수요자 주거 안정을 위한 포용적 주택금융을 적극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HF공사는 △사회 변화와 새로운 수요 트렌드를 반영한 정책모기지 공급 체계 고도화 △사회적 배려층과 실수요자 주거안정을 위한 포용적 주택금융 적극 실천 △저소득층과 신혼가구, 생애 첫 주택구매자 등 우선 지원 대상 맞춤형 상품 개발 매진 △비용 부담 덜 수 있는 주신보 기금 활용 방안 적극 강구 △정부와 주택연금 가입자 세제 혜택, 가입 요건 추가 완화 추진 △민간의 장기고정금리 활성화 △주택건설업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2004년 창립부터 지금까지 HF공사는 시장성과 공공성 사이의 균형을 지켜나가며 우리나라 주택금융 시장의 대들보 역할을 해왔다"며 "주택금융 핵심 기관으로서 HF공사는 변화를 기회로 삼아 다양한 혁신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층 주거 안정 방안과 장기고정금리 상품 확대 추진, 주택연금 활용도와 가입률 등을 제고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도 HF공사 모든 노력에 대해 항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에서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주택금융은 구조 변화와 양적 성장을 이뤘으며 이 과정에서 HF공사는 장기고정금리 대출 공급, 주택대출채권 유동화, 주택연금 공급 등으로 주택금융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도 HF공사는 안정적 정책모기지 공급과 금융 포용성 확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확대와 투자 기반 강화, 핀테크 활용도 제고 등을 추진해 국민들의 내 집 마련과 주거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수요에 부응하는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글로벌 주택금융정책 동향과 한국의 고유성·공적 지원 중심으로'를 주제로 진행된 발제Ⅰ발표에서 고제헌 HF정책연구팀장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주택구매 수요 지원에 대한 공적 개입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아졌으며 우리나라 역시 주택구매 부담 증가로 지원 정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고유 특성인 임차보증금을 매개로 한 가계 간 자금조달과 자산 형성을 고려한 주택금융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제Ⅱ에서는 '초개인화 : 인공지능과 주택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이용재 울산과학기술원 교수가 발제를 이어갔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AI) 발전으로 개인 선호에 대한 분석과 개인 금융 상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산관리는 물론 맞춤형 금융상품 설계와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우리나라 주택금융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토론회에서 신승우 건국대 교수는 "HF공사는 우리나라 주택금융시장을 개척한 주체로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뿌리내린 제도는 고도화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또 홍정의 한동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주택시장 경기에 따른 주택금융환경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 등은 금융 소비자에게 예측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국 HF연구기획팀장은 "현 PF 위기 원인을 국내 PF의 고유성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금융시장에서 이를 반영한 한국형 부동산개발 사업평가모델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PF 시장 정상화 토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진만 미 드폴대 교수는 "인구와 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주택시장 유동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인구절벽·저출산·고령화 등 과거와 다른 환경에서 HF공사는 다양한 정책모기지를 원활히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특히 노후 대비를 위한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HF공사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미래의 공사 역할과 방향을 적극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